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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코쿠대학·안중근 의사 기념관, 학술교류협정 체결

류코쿠 대학, 안중근 의사 유품 보관... 깊이 있는 연구 이뤄지길 기대

등록|2011.03.28 10:50 수정|2011.03.28 13:10

▲  안중근 의사 서거 101 주년이 되는 3 월 26 하루 뒤 류코쿠대학 오미야 캠퍼스에서 한일교류, 새로운 시대로 - 일본에 있어서 안중근 의사 관계 자료 존재 의의-라는 주제로 학술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 박현국


지난 27일 일요일 오후 1시 반 교토 류코쿠대학 오미야캠퍼스에서 류코쿠대학과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학술교류협정 및 기념강연을 열었습니다. 교토시와 시가켄에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류코쿠대학은 정토진종(淨土眞宗) 혼간지파(本願寺派)의 승려 양성기관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372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류코쿠대학은 안중근 의사의 유품으로 알려진 안 의사의 글씨와 사진 등 88점을 보관,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안중근 의사의 유품들은 안 의사가 여순 감옥에 있을 때 안 의사를 돌봐준 감옥의 교회사(敎誨師, 津田海純師)가 받아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교회사 조카(津田康道)가 류코쿠 대학 졸업자로 큰아버지를 이어서 오카야마켄(岡山県) 가사오카시(笠岡市) 정심사(淨心寺) 주지로 근무하다가 그간 간직해 온 안중근 의사의 유품을 류코쿠대학 도서관에 맡기면서 역사 연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부탁했습니다.

▲  맨 왼쪽부터 류코쿠대학 도서관 히라타(平田 厚志) 관장, 안중근의사기념관 조동성 관장, 오른쪽 류코쿠대학 와카하라(若原 道昭) 학장입니다. 학술교류협정에 사인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박현국


류코쿠대학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유품을 도서관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 유품 가운데 일부는 지난 2009년 안 의사 거사 10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 특별전에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류코쿠대학과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서로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학술 교류를 위해서 안중근 의사 유품을 적극 제공 및 활용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기념하여 한국에서 조동성 안중근 의사 기념관 관장, 최서면 재단법인 국제 한국연구원 원장, 김영호 유한대학 학장 등을 초청하여 기념 강연을 열었습니다.

초청 강연에 앞서 류코쿠대학 와카하라 학장의 경과보고가 있었습니다. 그간 안중근 의사의 유품을 보관하게 된 경위와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학술 교류협정을 맺게 된 과정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인 김석기 총영사의 내빈인사가 있었습니다.

▲  최서면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추진단 단장, 재단법인 국제 한국연구원 원장의 발표. ⓒ 박현국


최서면 재단법인 국제 한국연구원 원장은 안중근 의사 숭모회 이사로서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안중근 의사 관련 자료를 개인적으로 수집하여 왔습니다. 안중근 의사 관련 자료가 류코쿠대학에 기증되기 전에 이미 오카야마에서 유물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일본 여러 기관을 다니면서 안중근 의사 자료를 찾기도 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 역시 최 원장이 처음 일본 법무부에서 안중근 의사 재판 기록을 통해서 밝혀낸 자료이기도 합니다.

▲  김영호 유한대학 학장의 발표. ⓒ 박현국


김영호 유한대학 학장은 경북대학 동경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김대중 대통령 때 산업자원부장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김영호 학장은 그간 안중근의 동양 평화론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서 안 의사의 동양 평화론은 칸트의 영구 평화론에 맥이 닿아 있으며, 장 모네(Jean monnet)가 주장하여 만들어진 유럽연합(EU)의 모태가 되는 사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로망롤랑의 베토벤 전기를 인용하여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의 새로운 길을 열었고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은 그 뒤를 이어가야 할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조동성 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의 발표 ⓒ 박현국


조동성 안중근 의사 기념관 관장은 안중근 의사 모친의 종증손입니다. 서울대학 경영학과 교수이면서 올 3월부터 관장에 취임하여 첫 해외나들이로 일본 류코쿠대학을 방문했습니다. 조 관장은 2010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1주년을 기념하여 새로 지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소개하고 우리나라에서 안중근 의사 추모사업이 그간 어떻게 진행되어 나왔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굳고 당찬 꿈을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발표자 세 분이 모두 강하게 주장하고 일본측에 요구하는 것은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아서 해방된 조국에 안치하는 것입니다. 비록 법적으로 사형을 당해도 유해를 가족이나 친지에게 인도하는 것은 당연하고 법에 맞는 일입니다. 안중근 의사를 교수형 시키고 유해를 가족에게 인계하지 않고 위쪽 지시라고 하면서 끝까지 함구하고 있는 것은 인륜을 저버린 행동이며 안중근 의사를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  류코쿠대학이 보관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글씨 일부. ⓒ 박현국


안중근 의사는 사형을 당하기 전 유언으로 유골이 비록 중국 땅에 묻히더라도 해방되는 그날 한국 땅에 묻혀서 해방의 기쁨을 우리 민족과 같이 누리게 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100 년이 지난 지금, 남한 북한이 합동으로 중국의 협조를 얻어 여순 감옥 부근의 공동묘지를 발굴 조사했지만 아직껏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안중근 의사 유해를 매장한 일본인은 그 위치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일본은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조국 독립을 위해서 활동해온 발자취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교수형으로 유명을 달리한 것 등으로 볼 때 우리 민족의 영웅입니다. 이토 히로부미는 한일합방을 주도하고 한국통감을 역임한 민족의 원수입니다. 일부 일본인들 입장에서 안중근 의사는 초대 수상을 역임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테러리스트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인들 가운데에서도 안중근 의사가 남긴 글씨나 그가 주장한 동양평화론을 알고 안중근 의사를 새롭게 인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안중근 의사가 남기신 여러 글씨나 동양평화론에 대한 연구가 더욱 깊게 이루어져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아시아가 새로운 평화의 땅이 되었으면 합니다.

▲  안중근의사기념관 조동성 관장님이 류코쿠대학 도서관 히라타(平田厚志) 관장님에게 기념품을 드리고 있습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가츠무라(勝村 誠), 안중근과 조선식민지배에 대하여- 일한 국제 심포지움을 통해서 밝혀진 것, 역사지리교육, 2009 년 12 월, 743 호. 역사교육자협의회 편집 발매

가츠무라(勝村 誠),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 그 현대적 의의를 중심으로, 역사지리교육, 2010 년 1 월, 754 호. 역사교육자협의회 편집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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