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여수 아르스 노바 남성합창단 정기연주회
▲ 여수 아르스노바 남성합창단이 열창하고 있다 ⓒ 오문수
지난해는 유난히도 춥고 눈도 많아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했다. 한 해 동안 이어진 국내외의 놀라운 사건들은 서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삶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음악은 쪼들리고 오그라진 가슴들에 생기를 불어 넣어 준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넉넉하게 영위해 갈 수 있도록 하는 또 하나의 에너지원이며 내일의 희망이다.
음의 이어짐은 하나의 가락이요, 가락은 다시 울림(sound)이 되며 그 울림은 다시 통일과 조화 속에 어울림(ensemble)이 되듯 우리들의 삶이 서로 어우러져 행복한 앙상블로 연출된다.
3월 29일 오후 7시 반. 여수시민회관에는 천 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음악이 주는 감동과 환희를 맛보았다. 2006년 9월에 창단된 '아르스노바(Ars Nova)' 남성합창단은 여수지역의 전문 성악가들과 20대부터 50대까지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남성들로 구성되었다.
'아르스 노바'란 '새로운 예술'이라는 의미이다. 르네상스 시대 문화적 혁명기에 생겨난 음악으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새로운 예술로 다시 태어나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여수 음악문화의 선두주자로 문화를 이끌어가는 선봉에 서자라는 뜻을 함축한다.
▲ 계명 대학교 김승철 교수가 열창하고 있다 ⓒ 오문수
아르스노바 남성합창단은 남성의 다이내믹하고 풍부한 음성과 감미로운 화음으로 예술 활동을 통한 문화의 창달과 사회봉사 및 선교 사업을 활동목표로 하는 비영리 예술단체이다.
창단 후 전남 지역의 교회 순회 연주와 사회복지시설 및 엑스포홍보 등 약 100여회의 연주를 했다. 합창단 역사는 짧지만 창단 후 3회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여수지역 합창음악 전반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여수 합창음악의 위상을 드높였다.
2009년 9월 24일 충북제천에서 열린 제14회 전국 의림 합창 경연대회에서 전라남·북도 합창단으로는 최초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런 결과를 내기는 쉽지만은 않은 게 세상사다. 합창단 단무장을 맡고 있는 이상만씨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합창단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각자의 직업이 달라 함께 모여 연습할 시간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이런 어려움을 뛰어넘는 힘이죠. 연습하느라 가족과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음악만 하면 모든 시름이 잊혀집니다."
▲ 아르스노바 남성합창단 단장인 고재운씨 ⓒ 오문수
"남성합창의 매력은 담백하고 안정감 있는 음색으로 다양한 뉘앙스를 표현하여 감미롭고 섬세한 서정의 영역을 들려줄 뿐 아니라 무대를 장악하는 당당하고 힘 있는 화음을 표출해내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단원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기쁨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합창단 중에서 나이가 제일 위인 고재운 단장의 부인 김희숙씨는 매주 여수 아름다운가게에서 봉사하는 활동천사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열심인 김씨가 남편의 노래 사랑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병원에 근무하랴 연습하랴 항상 바쁜데도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에 심취하는 모습이 좋아요. 취미활동을 하면서 남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자기만족 하는 모습이 아주 좋습니다."
첫 번째 흑인영가에 이어 두 번째 재미있는 가요와 동요를 부르며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이들. 마지막 성가를 들으며 감동 받고 기쁜 마음으로 공연장을 벗어나는 시민들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덧붙이는 글
'희망제작소'와 '문화촌뉴스' 및 '네통'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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