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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쪼개기' 에 들끓는 충청권

대전시장-충남지사-지역 정치권, 정부 맹비난

등록|2011.04.07 20:10 수정|2011.04.07 20:16

▲ 충청권 국회의원들과 '과학벨트 대선공약이행 범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선공약 사수를 위한 범충청권 시.도민 246만명의 서명을 받은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양승조, 변재일 의원, 자유선진당 권선택의원, 민주당 박병석, 노영민 의원. ⓒ 유성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분산 배치하는 이른바 삼각벨트(대전, 대구, 광주) 구상이 언급되자 충청권이 술렁이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하는 대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분산하는 '삼각벨트안'을 건의했고 대통령도 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제기된 바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분산배치는 이미 과학자들과 국회 입법조사처 등에서 과학벨트의 본질을 흐리는 것으로 당초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며 "국가예산의 낭비와 과학자들의 사기저하만을 가져오는 지역달래기식의 미봉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충청권의 과학벨트 입지는 대통령 공약에 따른 신뢰회복 차원이기도 하지만 객관적으로 각계에서 그 타당성이 인정된 부분"이라며 "지금처럼 정치적으로 논의가 계속된다면 최종입지가 선정되더라도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미주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관련 보고를 받고 "정치권에서의 여러 가지 말들은 그저 설에 불과하다고 믿는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정치권에서는 더욱 말을 아끼고,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과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라고 이명박 대통령과 영남권 광역단체장과의 비공개 면담과 정부·여당 고위 관계자들의 언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 지사는 이어 "상황이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과학벨트선정위원회가 공정한 심사를 해줄 것으로 믿고, 사리와 도리대로 본다면 결국 충청권으로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 달16일 오후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과학벨트 대선공약이행 촉구 범충청권 시도민 궐기대회'에서 충청권 시도지사와 국회의원, 단체장 등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충청권 국회의원들도 연일 정부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는 이날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통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과학벨트 쪼개기, 나누기 주장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지역 달래기 사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벨트는 기초과학연구거점을 구축해 과학과 비즈니스를 융합한 미래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비전과 목표로 추진되는 창조형 국가전략"이라며 "이미 검증되어 정부 발표까지 된 세종시가 최적의 입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백년대계가 정치적 이해에 발목이 잡혀 분리 분산시키는 지역개발사업으로 전락되서는 안된다"며 "국론분열과 지역갈등의 불씨가 아닌 국민통합의 전기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자유선진당 과학벨트 비상대책위원장인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벨트 주무부처 장관이 대통령에게 분산배치를 건의했다는 것은 과학벨트위원회가 사실상 청와대와 정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는 충청홀대를 넘어 충청인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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