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통합진보정당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재차 피력했다.

그는 13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진보의 힘은 순수가 아니라 '섞임의 힘'에서 나온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진보정당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거대 양당 구도가 있고 양당구조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있고 그들을 대변하는 작은 정당이 있다"며 "이 정치지형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려면 작은 정당이 혼자 못하니까 힘을 모아 구조의 변화를 이뤄보자는 것"이라고 '비(非)민주통합'을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과 비정규직·한미FTA 등 정책적 차이가 존재하지 않냐는 질문엔 "하나의 국가가 단일한 이념으로 지배를 받으면 망하는 것처럼 하나의 정당이나 정치색도 단일 노선이 지배하면 발전하지 못한다"며 "모두가 똑같아지는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유시민과 노회찬이 똑같아져서 하나의 당이 되면 얼마나 지지 받겠나"

유 대표는 또 "유권자들의 소망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예컨대 유시민이 노회찬과, 이정희가 심상정과 똑같아져서 하나의 당이 된다면 그 당이 얼마나 지지를 받겠나, 정권을 잡겠다는 것이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진영이 그의 '구애'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선 "초대장 안 준다고 욕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서운하지만 좋은 이웃으로 지냅시다'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까지 포괄한 야권단일정당 건설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하고자 하는 의욕 자체가 없다"며 실현 불가능하단 데 방점을 찍었다. 그는 "할 수 있으면 매우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왜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며 "그걸(성찰) 해보면 지금 얘기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2012년 총·대선 야권연대는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닌, 당위의 문제란 얘기였다. 유 대표는 "'될 것라고 보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하는 사람들은 '해야 한다'고 과제를 설정하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느냐, 위력적으로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확장성이 아니라 낮은 지지율이 문제다, 나는 군소후보이자 피라미"

자신의 총·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예스, 노로 답하기엔 상황이 너무 엄중한 것 아닌가"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아꼈다. 유 대표는 "당 전체적으로 1년 간 최대한 좋은 후보를 발굴하고 양성하고 기반을 만드는 게 주요 과제"라며 이 같이 답했다.

아울러, 대선 출마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나의 출마를 원하는가', '(내가 대권에)도전할 만한 사람인가', '내가 출마하는 게 야권연합이나 정권교체를 이룩하는데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자신이 대선후보로서 확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나는 지금 확장성이 문제가 아니라 지지도가 낮은 게 문제"라며 "확장성은 지지율이 한 30% 정도 가는 사람이 50% 갈 수 있냐를 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큰 의미를 안 둔다, 확장성을 논하기엔 지지세가 너무 약하다"며 "나는 그냥 군소후보다, 너무 피라미다"고 강조했다.

4·27 김해을 재보선을 계기로 친노 세력의 분화가 촉진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원래 산이 크면 골이 여러 갈래"라며 "노무현 정신을 갖고 타인을 구속해서도 안 되고 내가 구속당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