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낙엽속에 핀 들꽃겨울 낙엽속에 핀 들꽃 ⓒ 김미영
일교차가 심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봄을 맞이하고 싶은데 좀처럼 봄이 찾아와 주질 않는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아버님이 보고 싶었다.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버님은 내가 결혼하기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그러니 벌써 십수 년이 지난 일이다.
아버님은 나를 딸처럼 편안하게 대해 주셨다. 나의 기억 속에는 늘 인자하고 자상하신 아버님의 모습이 전부이다.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이 있을 때, 혹은 너무 기쁜 일이 있을 때, 빼먹지 않고 꼭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아버님이다. 그런데 며칠 전 마침 남편이 아버님 산소를 가겠다고 했다. 나도 기꺼이 따라 나섰다.
아버님 산소는 그리 높지 않은 산중턱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다. 힘들지 않게 산에 오르니 이제서야 조금씩 봄이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서 볼 때는 마냥 겨울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들꽃도 피었고, 제비꽃도 피었다. 이름모를 새싹도 돋았고, 쑥도 제법 자라 있었다.
▲ 겨울 낙엽속에 핀 제비꽃제비꽃 ⓒ 김미영
자연이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차디찬 땅 속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민 꽃이며 새싹들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나는 사실 오랫동안 일을 해오다가 쉬게 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늘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나니 왠지 모를 허무함이 있었고, 살짝의 우울증도 찾아온 듯 싶었다.
그런데 언 땅을 녹이며 나온 새싹들을 보니 왠지 모를 힘이 솟았다. 나도 봄날의 새순처럼 봄맞이 기지개를 켜고 희망을 안게 된 것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즐거웠을 봄꽃과 새순이 마냥 고맙다. 아울러 아직 봄을 맞이하지 못하신 분들, 혹은 나처럼 살짝 기운이 없으신 분들은 가까운 약수터에라도 가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 겨울 낙엽을 뚫고 나온 새싹새싹 ⓒ 김미영
▲ 파릇파릇한 쑥쑥 ⓒ 김미영
▲ 갈아 놓은 밭씨앗을 심으려고 갈아 놓은 밭을 보니, 봄이 더 성큼 다가온듯한 느낌이다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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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 일년의 시작은 삼월부터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