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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새 잎이 희망을 안겨준 날

등록|2011.04.15 15:26 수정|2011.04.15 15:26

겨울 낙엽속에 핀 들꽃겨울 낙엽속에 핀 들꽃 ⓒ 김미영


일교차가 심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봄을 맞이하고 싶은데 좀처럼 봄이 찾아와 주질 않는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아버님이 보고 싶었다.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버님은 내가 결혼하기 얼마 전에 돌아가셨다. 그러니 벌써 십수 년이 지난 일이다. 

아버님은 나를 딸처럼 편안하게 대해 주셨다. 나의 기억 속에는 늘 인자하고 자상하신 아버님의 모습이 전부이다.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이 있을 때, 혹은 너무 기쁜 일이 있을 때, 빼먹지 않고 꼭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아버님이다. 그런데 며칠 전 마침 남편이 아버님 산소를 가겠다고 했다. 나도 기꺼이 따라 나섰다.

그날은 일찍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큰 아이는 학교에 보내고, 작은 아이를 챙기며 도시락도 준비했다. 그리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기도 용인으로 향했다. 날씨마저 화창해 햇살이 따사로운 그런 날이었다.

아버님 산소는 그리 높지 않은 산중턱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다. 힘들지 않게 산에 오르니 이제서야 조금씩 봄이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서 볼 때는 마냥 겨울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들꽃도 피었고, 제비꽃도 피었다. 이름모를 새싹도 돋았고, 쑥도 제법 자라 있었다. 

겨울 낙엽속에 핀 제비꽃제비꽃 ⓒ 김미영


자연이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차디찬 땅 속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민 꽃이며 새싹들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나는 사실 오랫동안 일을 해오다가 쉬게 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늘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나니 왠지 모를 허무함이 있었고, 살짝의 우울증도 찾아온 듯 싶었다.

그런데 언 땅을 녹이며 나온 새싹들을 보니 왠지 모를 힘이 솟았다. 나도 봄날의 새순처럼 봄맞이 기지개를 켜고 희망을 안게 된 것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즐거웠을 봄꽃과 새순이 마냥 고맙다. 아울러 아직 봄을 맞이하지 못하신 분들, 혹은 나처럼 살짝 기운이 없으신 분들은 가까운 약수터에라도 가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겨울 낙엽을 뚫고 나온 새싹새싹 ⓒ 김미영


파릇파릇한 쑥쑥 ⓒ 김미영


갈아 놓은 밭씨앗을 심으려고 갈아 놓은 밭을 보니, 봄이 더 성큼 다가온듯한 느낌이다 ⓒ 김미영


덧붙이는 글 저는 모든 것의 시작이고, 생동하고 역동적인 봄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 일년의 시작은 삼월부터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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