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지붕'을 달아 낸 건물 응도당
사적 제383호 돈암서원을 둘러보다
▲ 응도당사적 제383호 돈암서원의 강당인 응도당. 응도당은 보물 제1569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 하주성
논산에서 대전 방향으로 가다가 보면, 논산시 연산면 임리 74번지에 소재한 돈암서원을 만난다. 도로에서 우측으로 조금 들어서면 넓게 자리를 잡은 돈암서원은, 사계 김장생 선생이 세상을 떠난 후, 제자들이 선생을 기리기 위하여 사우를 건립한 것이다. 그 후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며 내려오다가, 사당 앞에 강당을 세우고 선생의 학문을 배우며 서로 뜻을 이어 내려왔다.
처음으로 서원을 열 당시에는 현재의 임리1구인 '숲말' 249번지에 있었는데, 원우 서북쪽에 '돈암'이라는 큰 바위가 있어 서원의 이름을 돈암서원이라 하였다고 한다. 사적 제383호로 지정이 된 돈암서원은, 조선조 인조 12년인 1634년에 창건하였으며 현종 원년인 1660년에 사액이 되었다.
▲ 겹처마겹처마 주심포에 맞배지붕으로 지은 응도당 ⓒ 하주성
▲ 방응도당 안에는 두개의 방이 있다. 좌측은 한 칸으로, 우측은 칸 반으로 꾸몄다 ⓒ 하주성
사계선생을 주향으로 모신 돈암서원
돈암서원의 대성전에는 사계 김장생 선생을 주향으로 하고, 신독재 김집,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선생 등 네 분을 모시고 있다. 매년 음력 3월과 8월에 문묘석존의례에 따라 제향을 한다. 돈암서원이 현재의 자리로 옮긴 것은 고종 18년인 1881년인데, 지대가 낮은 곳에 있어 장마철에는 홍수가 자주 나 이건을 하였다고 한다.
돈암서원의 외삼문을 들어서면 좌측으로 커다란 전각이 보인다. '응도당'이라고 하는 이 전각은 보물 제1569호이다. 응도당은 학생들이 학문을 연마하던 강당으로, 서원 옛 터에 남아있던 것을 1971년에 지금 있는 곳으로 옮겼다. 건물을 옮길 때 기와에 적힌 '숭정 6년 계유(癸酉)' 라는 명문을 발견해, 인조 11년인 1633년에 지은 건물임이 밝혀졌다.
▲ 누마루정면 5칸, 측면 3칸의 큰 규모인 응도당은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 하주성
▲ 눈썹지붕좌우측 풍판 밑에 조성한 눈썹지붕 ⓒ 하주성
'눈썹지붕'이 특이한 건물 응도당
응도당의 규모는 정면 5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으로 꾸몄다. 조선 중기의 건물 중에는 서원의 건물 중 보기 드물게 큰 건물이며, 옛 양식을 잘 따르고 있다. 응도당은 강당 건축 연구에 좋은 자료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원정비문'에 의하면 고례를 이어받아 주자대전을 고증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이 응도당은 여느 건물에서 보기가 힘든 '눈썹지붕'이 있다. 건물의 측면 지붕 밑에 설치한 방풍판 밑에 보면, 활주를 내달고 그 위에 기와를 얹은 지붕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눈썹지붕이다. 이 눈썹지붕은 누마루에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지만, 여름이 되면 해를 막아주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 측면측면으로 보면 풍판과 눈썹지붕이 있너 색다른 형태로 보인다 ⓒ 하주성
▲ 후면후면을 보면 두 칸 째만 방문이 없는 것으로 보여, 네 칸 방이 있는 듯하다 ⓒ 하주성
이 눈썹지붕으로 인해 응도당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7칸 규모로 보인다. 응도당에는 건물을 바라보면서 우측에 한 칸의 방을 뒤편으로 들이고, 좌측에는 칸 반의 방을 들였다. 그런데 이 칸 반의 방 옆에는 한 칸을 비워둔 채로 뒤편에 창호만을 내달았다. 하기에 건물의 뒤편에서 보면 두 칸 째만 창호가 없이 놓아둔 것으로 보인다.
주초 등 모든 것이 남다른 응도당
응도당은 그 규모가 웅장하기 때문인가 모든 부재가 특이하다. 화강암으로 사용한 주초는 밑면은 네모나게 조성하고, 그 위를 원형으로 올리면서 위를 좁게 했다. 겹처마 주심포 건물로 지어진 응도당은 기둥은 둥근 기둥을 사용했으며, 누마루 안쪽은 모두 문을 달아냈던 것으로 보인다.
▲ 주초주초는 아래편은 네모나게, 위편은 원형으로 했다 ⓒ 하주성
안쪽의 기둥에는 부목을 대어 문틀이 형성되어 있다. 하기에 건물 안은 방과 세부분으로 마루가 구분이 되게 조성하였다. 4월 3일 충남지역을 답사하면서 찾아갔던 돈암서원. 그리고 그 입구에 서 있는 응도당. 한 여름에도 더위가 절로 물러갈 것만 같은 시원함을 보이는 응도당. 그래서 보물로 지정된 전각이 남다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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