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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대구서 4선 해놓고 15년 분당 토박이라니"

대구지역 언론·시민단체서 비판제기..."대구의 아들과 분당토박이, 어느 것이 진실이냐"

등록|2011.04.20 18:45 수정|2011.04.21 11:33

▲ 강재섭 블로그 갈무리. ⓒ 강재섭


"15년째 분당사람으로 살고 있는 강재섭입니다"

27일 실시되는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 2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1996년, 구미동으로 이사를 왔었다"고 회고한 뒤 "다가오는 4월에 우리 지역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선거가 있다. '정치는 집 앞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으로 분당과 동행하고자 나섰다"고 출마의사를 밝혔다.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한때 출마가 거론됐던 정운찬 전 총리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분명한 각을 세우기 위해 '15년 분당 토박이'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1992년부터 2008년까지 연달아 국회의원 4선(전국구 포함하면 5선)을 한 대구(서구)에서는 어이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저녁 대구MBC는 '정치적 미아된 서구'라는 제목으로, "분당 사정 잘 알고 한 10여 년 살았던 제가 적임자 아닙니까. 분당 시끄럽게 할 것 없고 조용조용하게 선거해서 끝났으면…"이라는 강 후보의 분당을 유세발언을 전한 뒤 "서구 주민들은 무늬만 지역 국회의원이지 사실은 수도권 국회의원 때문에 서구가 제일 낙후된 지역이 됐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고 지적했다.

대구MBC는 이어 '무늬만 대구사람, 대구정치권 비판 거세'라는 기사에서는 "대구지역 국회의원의 75%가 대구에 집이 없거나 소형 아파트를 빌려놓고 실제로는 대구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북대 정외과 윤순갑 교수는 이 방송에서 "지역 국회의원이 그 지역에 살지 않는 것은 법적 요건을 떠나 자기기만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덩달아,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을 비롯한 서구의원 9명이 임시회가 열리고 있던 지난 14일 강 전 대표의 분당을 선거사무소 발대식에 참석한 것도 비판대상이 됐다. <영남일보>는 20일자 기자칼럼에서 '의정 접고 밥그릇만 챙긴 지방의원'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참여연대도 지난 15일 논평에서 시의원들에 대해 "(강 후보는) 분당에서 '15년 분당 토박이'라고 홍보하고 다니고 계시는 모양"이라며 "언론에서는 '그럼 대구에서는 선거 때만 대구시민인 척 했느냐?'는 대구시민들의 상처받은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는데, 이런 마당에 그 먼 곳까지 다녀오신 걸 보면, 대단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듯하다"고 비꼬았다.

앞서 지난 11일 대구KYC(한국청년연합)는 '강재섭 후보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를 내 "강 후보의 '15년 분당토박이'라는 주장을 지켜보는 대구시민들은 황망할 따름"이라면서 "당신의 지역구 대구 서구는 강재섭 후보에게 어떤 의미를 지닌 곳이냐, 대구의 아들과 분당 토박이 과연 어느 것이 진실이냐"고 물었다.

지방 국회의원 중 서울 등 수도권에 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이들에게서도 강 후보처럼 돌연 주거지 토박이를 내세우면서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강 후보의 블로그에는 "그랬능교? 그카민서 서구에서 16년 동안 뺏지 달았능교? 내요? 서구청 앞에 신평리 사는 사람입니더. 살짝 열받네예, 당신 그카는 동안 서구 우예사는지 아는교? 경제자립도 대구에서도 꼴찌구마!", "분당에 15년이나 사셨다는데 그동안 대구(서구)에서 5선의 경력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대구(서구)지역에서 보면 선거 때만 내려오는 전형적인 철새가 아닌지요?"라는 댓글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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