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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버스'는 괜찮고 '지역맞춤광고'는 신고?

애플-모바일광고 위치정보 수집 논란, 위치기반서비스에 '불똥'

등록|2011.04.28 19:09 수정|2011.04.28 19:09

▲ LG유플러스 위치기반서비스인 '딩동' 애플리케이션. 내 주변에 있는 포인트 제공 매장을 찾아주고 해당 매장을 방문하면 '딩동'이란 장치가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인식해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 김시연


점심시간, 스마트폰에서 '맛집 찾기'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아래 앱)을 띄우면 가까운 식당 리스트가 쭉 올라오고, 내일 날씨가 궁금해 열어본 무료 날씨 앱에서는 지금 내 주변에 있는 매장에서 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는 광고가 뜬다.

최근 LG유플러스가 선보인 위치기반서비스인 '딩동' 앱은 GPS(위성항법장치)뿐 아니라1000여 개 매장에 신호 발생기를 설치해 앱 사용자가 건물 어느 층에 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전국에 광범위하게 퍼진 와이파이(무선랜)까지 위치기반서비스에 활용하면 보다 정밀한 위치 추적도 가능하다.

개인위치정보 수집,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확산

스마트폰 1000만 시대 일상화된 위치기반서비스(LBS) 모습이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 위치정보 추적 논란에 이어 최근 경찰이 개인위치정보를 무단 수집해온 모바일 광고대행업체 수사에 나서면서 위치기반서비스에 대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28일 애플과 구글에 위치 정보 수집 관련 공식 질의서를 보내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위치정보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서는 한편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사업자들의 프라이버시 침해 여부도 일제 조사하기로 했다.   

'위치기반서비스'란 '위치정보사업자'가 수집한 위치정보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친구 찾기나 맛집 등 주변 정보, 교통 상황 등 각종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방통위 신고 대상이다. 2011년 3월 말 현재 방통위 허가 대상인 위치정보사업자는 81개, 위치기반서비스 사업자는 302개에 이른다.

하지만 애플이나 구글 등 모바일 운영체제(OS) 사업자가 만들어 놓은 위치기반 활용 인프라를 만들면서 앱 개발자들이 손쉽고 자유롭게 위치정보 활용 앱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 몰래 위치정보를 수집하거나 휴대폰 번호, 단말기 고유식별번호 등 개인정보까지 수집해 상업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김광수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위치정보 활용 앱을 개발하는 청년 창업자나 벤처기업들이 위치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사업자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있는 앱을 일제조사를 벌여 사업자 처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치정보 활용 서비스 제공 앱은 방통위 신고해야"

▲ 서울 강남역 버스정류장의 버스정보시스템(왼쪽)과 유주완군이 개발한 아이폰용 앱 '서울버스' ⓒ 김시연


김 과장은 "위치정보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 사업자는 방통위에 신고해야 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등 형사처벌이 이뤄진다"면서 "다만 신고 대상은 이용자나 스마트폰 위치를 식별할 수 있는 형태로 서버에 전송하는 서비스만 해당된다"고 밝혔다.

즉, '서울버스' 앱 같은 버스 도착 안내 앱은 이용자와 가까운 정류장이나 버스 위치를 알려줄 뿐 개인위치정보를 가져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위치기반서비스 신고대상이 아니다. 

김광수 과장은 "경찰 수사를 받은 모바일 광고 대행 업체는 이용자 위치가 서울 어디에 있는지 보고 그 위치를 광고주에게 보내, 그 지역 광고를 앱 하단에 보여주는 형태여서 위치기반사업자에 해당하지만 서울버스 앱은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위치기반사업자로 신고하더라도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할 때는 반드시 이용자에게 수집하는 정보 목록과 목적을 고지해 동의를 구하고 이용 목적이 달성되면 복구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정보를 파기해야 한다.  

이번에 경찰조사를 받은 한 모바일 광고대행업체도 위치 정보 수집시 고객 동의도 받았으며 이름이나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성별, 나이 등 개인을 식별하거나 지칭할 수 있는 정보는 수집하지 않았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반면 경찰에선 위치 정보와 스마트폰 고유식별번호인 '맥 어드레스'를 같이 수집해 이를 이용하면 개인 식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개인 식별 가능한 위치정보 수집 악용 우려

앞서 애플 역시 27일(현지시각) 위치정보 추적관련 의혹에 대해 Q&A 형태로 자료를 내고 공식 해명에 나섰다. 애플은 개인 식별이 가능한 위치정보를 수집해 사용자 위치를 추적한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용자 아이폰에 거의 1년치에 가까운 위치 정보가 암호화 없이 저장해온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의도적인 게 아니라 '버그'였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하겠다 밝혔다.  

애플 역시 아이애드(iAds) 광고 시스템을 통해 무료 앱 개발자들이 사용자 위치에 맞는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수 있도록 위치 정보를 활용해 왔다. 이런 맞춤형 광고 시스템은 무료 앱을 그만큼 늘려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편익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반면 그 대가로 프라이버시 노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국내 위치정보보호 관련 법과 제도가 스마트폰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방통위도 위치기반서비스 활성화와 개인 정보 보호라는 명분 사이에서 어렵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일단 방통위는 휴대폰에서 GPS(위성항법장치) 수신 기능을 끄고 켤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하는 등 이용자가 위치 정보를 보다 강력하게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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