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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워진 야권...이번엔 노조법 공동 입법

야3당·양대노총 "정책적 야권연대"... 진보신당 "핵심 과제 빠졌다" 비판

등록|2011.04.29 16:16 수정|2011.04.29 19:18

▲ 야3당(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과 양대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이 29일 타임오프제 폐지 및 복수노조 자율교섭 등을 골자로 한 노조법 개정안을 공동 입법발의하겠다고 밝혔다. ⓒ 이경태


야3당(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과 양대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이 29일 타임오프제 폐지 및 복수노조 자율교섭 등을 골자로 한 노조법 개정안을 공동 입법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을 포함해 야4당이 민주노총과 함께 연석회의를 꾸려 노조법 재개정을 논의한 지 약 3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진보신당은 당초 논의됐던 8대 과제 중 5대 과제만 우선 추진하는 것에 반발해, 이날 공동 입법발의에 빠졌다.

이들은 이날 ▲ 복수노조 자율교섭 보장 ▲ 전임자 임금지급 노사 자율결정 ▲ 사내하청 문제와 관련된 사용자성과 특수고용 및 해고·구직자의 근로자성 확대 ▲ 단체협약 해지권 제한 등 5개 조항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연석회의 내에서 합의하지 못했던 ▲ 손배가압류 제한 ▲ 산별교섭 법제화 ▲ 필수유지업무제도 폐지 등의 3개 조항에 대해서도 오는 5~6월 논의를 더 거쳐 사후 발의하기로 했다.

정동영 "노조법 재개정 공동 입법발의, 2012년 정권교체 크게 기여할 것"

이번 노조법 개정안 공동 입법발의는 정책적 야권연대의 현실화란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확대라는 원죄를 안고 있는 민주당이 진보정당·양대 노총과 함께하는 건 당의 노선 대전환과 진보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국민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하나로 뭉쳐 맞장을 뜨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노조법 개정안 공동 입법발의를 2012년 총·대선의 시금석으로 삼고, 통합정당으로 나아가잔 주장이다.

그는 "내년에 국민의 염원대로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오늘 이 자리가 (거기에)큰 기여를 한 것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신자유주의·시장만능국가의 길을 버리고 복지국가의 길로 가는, 이 역사적 대전환을 위한 우리의 공동 노력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도 "이번 개정안 발의는 야권연대를 더욱 구체적인 부분에서 합의하는 과정"이라며 "특히 서로 약간의 차이가 있었던 노동분야에서 야권이 구체적인 정책합의를 내놓은 것은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야권연대가 진보적 정책을 실현시켜 나갈수록 국민들의 기대는 물론, 그 힘도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한 한국노총의 적극적인 행보도 눈에 띈다. 한국노총은 지난 2009년 12월 민주노총과 함께 노조법 개정에 반대하다가 방침을 선회해 노조법 개정을 위한 노사정 합의에 임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이용득 지도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16개월간 중단됐던 양대노총 공조가 복원되기 시작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이날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야성'을 드러냈다. 박 장관은 지난 27일 양대노총을 "노동권력"이라고 칭하는 등, 연일 노동계를 향해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위원장은 "박 장관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노동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철 지난 나팔수 노릇은 그만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기자회견을 여는 건 노조법 재개정 등 여러 노동현안에 대해 여당, 정부도 함께 대화하자는 것"이라며 "계속 눈과 귀를 막은 채 우리를 비난하기만 하면 제2의 4.27 재보선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신당 "노동자 벼랑 끝으로 몰렸는데 중요 쟁점 미룬 채 진행됐다"

이처럼 각 야당과 노동계의 힘이 노조법 재개정을 계기로 하나로 모이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야4당과 양대노총의 노조법 재개정 공동 입법발의는 지난 3월 말 당시에도 서로간의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홍영표 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은 "손배가압류 제한, 산별교섭 법제화 등은 현실적으로 입법화 되기 어려운 점이 분명 있다"며 이날 8개 조항 중 3개 조항에 대한 합의를 '유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손배가압류의 경우, 법원이 민법을 잘못 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해 입법조사처에 방법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에 배제된 3개 쟁점은 피폐화된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고 이후 복지국가를 형성하는데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쌍용차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 등을 볼 때 손배가압류 제한만큼은 당장 추진했어야 할 조항이란 게 진보신당의 주장이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현재 손배가압류는 노동자를 그야말로 벼랑으로 내모는 수단이 됐다"며 "진보신당은 어느 때보다 야권연대가 강조되고 있는 때, 가치연대의 핵심 과제가 초반부터 이처럼 중요 쟁점을 미룬 채 진행되는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어, "손배가압류 제한이 입법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유보됐단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 힘들다"며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도 가장 먼저 처리했어야 할 이 문제를 유보시킨 건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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