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한 초교, 미LA학교 교육목표 영어로 도배
중앙현관 위·교장실· 학년반 글귀 모두 영어... 2009년부터 내걸어
▲ 미LA 어느 학교의 교육목표를 따와 간판을 만들었다는 초등학교 건물. ⓒ 윤근혁
"Respect Yourself, Others and Your School!"
지난 23일 찾은 마곡사의 들머리. 처음엔 멀리서 영문 글귀가 적힌 2층 건물을 보고는 영어마을 분원이거나 영어 연수원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니 교무실, 교장실, 학년과 반까지 모두 영어로 박아놓은 공립초등학교인 ㅁ초였다.
이것만이 아니다. "교장실의 교육목표와 교실에 적어놓은 글귀가 모두 영어로 되어 있다"고 이 학교 관계자는 귀띔했다. 환경 미화를 영문으로 한 셈이다. 일부 초등학교가 영어 홍보물을 게시한 사례는 있지만 이 학교처럼 영문으로 된 대형 간판을 내 걸거나 환경 미화를 영어로 한 것은 드문 일이다.
하지만 '나, 너, 우리학교는 매우 소중하다'고 내건 이 학교는 우리말보다 영어의 소중함을 앞세운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교육목표와 추구하는 인간상은 다음과 같은 것이기에 더 그랬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영어몰입교육' 강조하던 2009년 내걸어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고 애호하는 태도를 기른다"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의 토대 위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
이 학교에 영어 간판이 들어선 때는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뒤인 2009년 3월. 영어몰입교육이 한창 정부여당 인사의 입길에 오르내릴 때다. 이 학교는 이 해부터 2010년까지 영어교육시범학교였다. 이 학교 김아무개 교장은 28일 전화통화에서 다음처럼 말했다.
"그 때는 영어몰입교육을 강조하던 때다. 영어시범학교를 하면서 2년 동안 영어에 매달렸다."
그렇다면 간판의 영어 글귀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다시 김 교장의 설명이다.
"미국 LA로 연수를 갔다가 어느 학교 교문에 적힌 글귀를 옮겨온 것이다. 원래는 영어로만 적으려고 했는데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한글도 밑에다 적었다."
김 교장은 이어 "이제 간판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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