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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 차출하면 교통약자는 어떻게 하라고..."

대구시, 육상대회 저상버스 차출에 장애인단체 "철회하라"

등록|2011.05.03 09:13 수정|2011.05.03 09:13

▲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는 2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장애인들의 참여를 제한한 것과 오는 8월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저상버스 차출계획에 대해 비난했다. ⓒ 조정훈


대구시가 오는 5월 12일 개최되는 국제육상경기대회에 관광객들을 위한 셔틀버스 목적으로 기존의 교통노선에 배치되어 있는 저상버스를 차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장애인단체가 비난하고 나섰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이하 장차연)는 2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가 법적으로 보장된 최소한의 저상버스 대수조차 도입하지 않으면서도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2006년 건설교통부가 제출한 <버스이용 불편 교통약자 지자체별 인원현황(2004년 기준)>에 의하면 대구시의 교통약자(노인, 장애인 등)는 6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대구시 인구의 24%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저상버스를 추가로 도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입하지 않고 기존의 버스를 차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구시가 이번 국제육상경기대회 뿐만 아니라 오는 8월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에도 역시 저상버스를 차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장애인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책임의식조차 없다고 비난했다.

▲ 육성완 420장애인차별철폐 대구투쟁연대 상임공동대표 ⓒ 조정훈



육성환 장차연 상임대표는 "대구시가 올해까지 전체 버스 중 저상버스를 30%까지 도입해야 하고 2013년까지는 50%를 도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입은 못할망정 오히려 기존의 버스를 차출하겠다는 태도는 관광객을 위해 교통약자의 이동을 막겠다는 것이냐"며 저상버스 차출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금호 집행위원장도 "오늘 담당공무원을 만나 항의하니까 '20대 뺄려고 하다가 5대만 빼기로 했다'는 말을 하더라"며 "무슨 특혜를 주는 양 말하는 공무원에게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경기를 보러 오는 분들 중에도 장애인이나 교통약자가 있기 때문에 셔틀버스 중 저상버스의 도입은 필요하다"고 밝히고  "처음에 조직위에서 20대를 지원해 달라고 했으나 5대만 지원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구에 132대의 저상버스가 있어 5대를 빼더라도 큰 불편을 느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저상버스를 추가 도입해 운영하는 것에 대해 "점차 추가적으로 도입할 계획이지만 한 대당 가격이 2억 원이나 하고 시와 업체가 50%씩 부담하는 형식이라 업체의 자부담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일괄적 도입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장차연은 대구시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및 시행령, 그리고 2007년 4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의거 2011년까지 전체 버스의 31.5%를, 2013년도까지는 50%를 저상버스로 도입하기로 하고 계획을 수립한 만큼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장차연은 추경을 통해서라도 시예산을 확보해 도입계획 대비 부족한 총 240대의 저상버스를 시급히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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