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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의원들, 이럴 거면 국회에 있지 마세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국회 방문 앞서 경찰과 충돌..우여곡절 끝 간담회 "서민 짓밟지 말라"

등록|2011.05.02 20:31 수정|2011.05.0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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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상경 ⓒ 최인성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돈 내놔라, 돈 내놔라! 아이고, 돈 내놔라."


부산저축은행 예금 피해자 300여 명이 국회를 찾았지만 경찰 앞에 막혔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면담을 하기 위해서였지만 경찰은 국회에서 약 1km 떨어진 여의도공원 앞에서부터 이들을 겹겹이 둘러싸고 길을 차단했습니다.

두 시간여 동안 충돌이 계속되던 가운데 부산지역 의원들이 나서 피해자들은 국회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부산저축 비대위 부위원장] "앞으로 부산 의원들 이렇게 약하면 여기(국회)있지 마세요! 요즘 대한민국 청년들 보셨죠? 민주당 어떻게 됐는가. 이런 식으로 하면 부산도 많이 변할 거예요."

지역 의원을 만난 고령의 피해자는 설움이 복받쳐 결국 땅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고 맙니다.

[장영엽(70) /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아들 결혼시키려고 넣어 둔 전세금까지 몽땅 다 잃어버려서 아들 결혼도 못 시키고, 아들한테 할 말이 없고 볼 면목도 없고 얼굴도 못 들고.. 내가 죽는 날까지 이 돈을 못 받으면 아들한테 얼마나 원망을 받겠습니까. 우리 좀 도와주세요. 우리 좀 도와주세요."

우여곡절 끝에 열린 간담회에는 부산지역 의원들이 참석해 피해자들의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지적장애 남편과 결혼해 장사를 하고, 공장에 다니며 한푼 두푼 모아온 피해자의 애절한 사연에 간담회 장은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박성자(65) /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나는 65살 될 때까지 파출부하고 있습니다. 나는 한 푼 더 받으려고 (돈) 넣은 죄 밖에 없는데, 정말 피눈물 나게 살았습니다. 우리 서민 이렇게 짓밟으면 안 되죠. 도와주지는 못 할망정 이렇게 짓밟고 뭉개면 안 되죠. 우리 돈 좀 돌려주세요. 의원님들."

▲ 2일 오전 여의도 국회앞에 모인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정무위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이들을 막는 경찰에게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이번 저축은행 사태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정훈 / 한나라당 의원] "전반적으로 다른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건하고 이 사건은 경우가 다르고 정부의 잘못이 많은 경우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이어 저축은행에 투자한 예금과 후순위채권을 지난 1월부터 소급해 전액 보상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한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은 다른 의견들을 수용해 논의하겠다면서도 개정안을 끝까지 이끌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진복 / 한나라당 의원] "제가 표 몇 표 얻으려고 이 일을 했겠습니까?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러나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이법을 끝까지 어디까지 가는지 해보겠습니다."

부산 사하구 을이 지역구인 조경태 민주당 의원도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포퓰리즘,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며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조경태 / 민주당 의원] "이것은 한 지역의 포퓰리즘이 아닙니다. 지역 이기주의가 아닙니다. 저축은행 부분은 대한민국 모든 서민의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서 대한민국 국민의 단 한 사람이라도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전액 보상을 내용으로 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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