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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시장 사랑방 활짝 '당신이 희망입니다'

인천 부평 진흥시장 공공예술프로젝트 시동 상인회 사무실을 사랑방으로 새 단장

등록|2011.05.05 13:15 수정|2011.05.05 13:15

▲ 이현준 작가가 상인회 사무실 벽에 그린 '당신이 희망입니다' 작품 ⓒ 이정민


지난 4월 31일 주말 오후1시께, 부평 진흥종합시장상인회의 새 일꾼으로 선출된 김재덕(66) 회장의 부인인 송초윤씨(57)의 주도하에 상인회 사무실을 상인들의 사랑방 공간으로 새 단장하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이는 지난 기사(젊은 예술가들이 재래시장을 확 바꾼다고 4.23)로 표방된 공공예술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30년만의 첫 상인간담회를 통해 진흥시장의 발전과 개혁을 논의했던 상인들은 이후 개방형 대표이사로 10여 년간을 일 해왔던 심흥구 상인회 회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상인들의 목소리와 내면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소통하고자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덕(66) 회장(우신포목 대표)을 새로 선출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이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신용준(44) 신일상회 부대표는 이번에 새로이 상인회 청년활동가 및 사무국장을 결의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소매를 걷어 올리고 발로 뛰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듯, 지난 1월초부터 이현준(41) 작가를 포함해 기자, 신 사무국장 등 3명이 의기투합해 시작했던 감성마케팅 계획이 조금씩 결실을 맺는 것 같아 모두가 흡족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걱정과 고민 많았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 오랜 세월 점포를 운영하면서 전통시장과 함께 했던 상인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직접 사무실을 새 단장하러 손을 보태고 있습니다. ⓒ 이정민


▲ 사무실 바깥에서는 경비원 아저씨와 이현준 작가가 오래되고 낡은 캐비넷을 곱고 화려한 색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 이정민


처음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신용준 부대표는 많은 걱정과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평소에 기자와 알고 지내던 신용준씨와 첫 인터뷰(정직이 이만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1.6기사)이후 시장 안의 침체된 풍경을 보면서 대부분 공감했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오래도록 관성화되고 조금은 이기적이었던 상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합치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으며, 괜스레 그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거나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대 난관인 '재정 문제에 대한 해결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걱정거리로 수많은 날들을 술로 지샜던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물론 처음부터 정부나 문화예술단체에서 내려오는 프로젝트 선정을 통해 재정 압박 없이 지원을 받아 순조롭게 진행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처음 제안했던 3명의 청년들은 각자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처지였으며, 프로젝트를 낼 만큼 전문가집단이나 후원자들을 얻기에는 시간도, 기댈 여력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어려움이 있으니 더욱 오기가 생겨 진흥상가를 수십번 돌면서 상인들을 만나고, 또 지역의 문화예술인사와 학계 전문가, 관계 공무원, 부평의제21의 민간 위원들에게 자문을 구해보니 점차 길이 열리고 눈이 트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을 잘 정리해서 기사로 내보내니 많은 지인들한테 연락도 오고 마음이나마 응원하겠다는 연락이 찾아들어 결국 상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럴 때 쓰는 말이 '진심이면 통한다'라는 말이겠죠.

진흥시장 상인 여러분, 당신이 희망입니다

▲ 천장도 칠하고, 벽도 예쁜 디자인으로 변화시키고.. ⓒ 이정민


지난 일요일 함께 작업에 참여했던 수원상회 대표 정유정씨의 남편인 송상근씨는 평소에 직장에 다니면서도 주말을 반납하고 부인의 압력(?)에 못 이겨 하루 종일 물건을 나르고 페인트칠을 하면서 많을 일을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경비원아저씨도 손을 보태고, 상인회를 지나가는 상인 아주머니들도 응원을 해주면서 음료수와 막걸리, 음식들을 갖다 주면서 많은 사랑의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또한 때마침 한성대학교 의상패션학과 학생인 천혜민 학생이 절묘하게 시장을 찾아와 약 3개월간의 현장 레포트를 작성하고자 '진흥시장 프로젝트'를 보게 되었다며 앞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를 약속하고 떠났습니다. 이런 걸 보며 '뜻밖의 행운(세렌디피티)'이라고 할 수 있겠죠.

첫 미술작업을 시작했던 이현준 작가는 "갑작스럽게 연락이 와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상인들과 함께 사무실을 화사하게 꾸미고, 사랑방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하다 보니 저절로 힘이 생기고 기분이 좋았다"라며 "물론 힘들고 어려운 문제들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상인들이 스스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들어가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이 프로젝트는 이미 궤도에 올라섰음을 알 수 있다. 조금씩 천천히 상인들의 마음을 모아가면서 상생과 화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프로젝트의 중점 목표일 것이다"라고 의지를 밝혀주었습니다.

상인회 사무실을 새 단장하는 것으로 첫 삽을 뜬 진흥시장 프로젝트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이 산재돼 있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지 하기 나름이라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방법을 알았으니 앞날의 걱정은 쓰레기통에 버려두기로 할까 합니다.

▲ 칙칙하고 낡은 소파가 놓여있던 사무실 중앙에 새로이 탁자가 놓여져 상인들이 언제든 이야기를 하며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습니다. ⓒ 이정민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말이 있듯, 처음 상인들이 플라스틱 양동이 하나에 생선이며, 과일 등을 팔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 처음의 마음을 모아가면서 이제 진흥시장의 감성프로젝트를, 아니 진흥시장의 공동체회복 프로젝트를 천천히 시작할까 합니다. '진흥시장 여러분, 당신이 진정 부평전통시장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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