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정겨운 세상, 정남진 토요장터에 가다
전남 장흥 토요장터 구경
▲ 연인들의 웃음소리와 강물 흐르는 소리가 아름다운 화음을 이룬다. ⓒ 조찬현
강물이 유유히 흐른다. 징검다리를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봄 햇살이 부서져 내린다. 물결이 감아도는 강기슭에는 나뭇잎 푸르다. 너울지며 흐르는 탐진강에는 풋풋함과 싱그러움이 가득하다. 징검다리 위의 연인들은 추억 만들기에 여념 없다. 연인들의 웃음소리와 강물 흐르는 소리가 아름다운 화음을 이룬다.
"엄마 빨리 와~"
▲ 채소류와 지역 특산물인 표고버섯은 눈에 띄게 많다. ⓒ 조찬현
먹을거리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찹쌀 국화빵, 누드군밤, 옥수수 등 다양하다. 이어 토산품 장터로 발길을 옮긴다. 이곳에는 장흥군특산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표고버섯과 잡곡류가 가장 인기품목이라고 한다. 방송에 알려진 이름난 식당 앞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할머니들이 물건을 파는 노점이다. 잿물이 가득한 콩나물시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재숙(52)씨는 옛날 맛이 그리워 콩나물을 사러 왔다며 콩나물 한줌을 사간다. 볏짚을 태워 일주일 길렀다는 콩나물은 한 보따리에 1000원이다.
"옛날에는 콩나물을 집에서 길러 먹었어요. 재콩나물이라 물에 키운 콩나물보다 맛있어요."
오가는 흥정이 정겹다. 제철인 바지락 한 대접은 5000원이다. 한 아이가 엄마 곁에서 바지락이 신기한 듯 빤히 바라보고 있다. 쑥국 끓여먹으면 정말 좋다는 대덕의 자연산 석화는 1kg에 1만원에 거래되었다.
▲ 노점의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열무 쌈을 하고 있다. ⓒ 조찬현
취나물과 여린 쑥, 고사리 등 봄나물이 지천이다. 점심 무렵이다. 노점의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열무 쌈을 하고 있다. 장흥 안양면에서 왔다는 김막래(70)할머니는 푸성귀 조금 팔아 3000원, 5000원 하는 점심을 사먹기가 어려워 3년 째 도시락을 싸온다고 했다.
"푸성거리(푸성귀) 팔아갖고 어디 밥 사묵겄소, 열무 한입 싸 드릴까."
▲ 짚공예 60년, 짚공예의 달인 김영석(80)씨다. ⓒ 조찬현
▲ 완도에서 표고버섯과 장흥한우를 구입하러 왔다는 하애경씨다. ⓒ 조찬현
짚공예품이다.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들었다. 짚공예 60년, 짚공예의 달인 김영석(80)씨다. 들고 있는 술병싸개는 하루 만에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옹뎅이는 1만5000원이요, 쌀도 담고 잡곡도 담고 그래요.
갖은 한약재와 잡곡류, 다양한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채소류와 지역 특산물인 표고버섯은 눈에 띄게 많다. 한우판매장도 부산하기는 마찬가지,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완도에서 표고버섯과 장흥한우를 구입하러 왔다는 하애경(41)씨는 장흥의 토요장터를 자주 찾는다고 했다.
▲ 엿장수 할아버지의 가위소리가 신명을 돋운다. ⓒ 조찬현
▲ 국밥집 앞의 가마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 조찬현
엿장수 할아버지의 가위소리가 신명을 돋운다. 김갑석(80)씨다. 부산에서 엿장수를 하다 고향 찾아 5년 전 이곳으로 왔단다. 장단 맞춰 울려대는 가위소리에 절로 흥이 난다. 요즘 재래시장은 인구감소와 소비 형태의 변화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이곳 장흥의 재래시장은 토요장터로 탈바꿈한 후 옛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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