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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유출 뒤늦게 드러나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4월 25일 발생... 많은 비로 또 기름물 흘러

등록|2011.05.11 18:04 수정|2011.05.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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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출수 유출 뒤늦게 알려진 김해 구제역 매몰지 ⓒ 마창진환경연합



지난 1월 말 구제역으로 가축을 묻었던 경남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한 매몰지에서 지난 4월 말 침출수가 나와 응급 복구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 일부 축산농가는 돼지 재입식을 계획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이 마을의 한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나왔다는 사실은 11일 <오마이뉴스>의 현장 조사에서 처음 밝혀졌다. 김해 일대에는 지난 9일부터 비가 내려 매몰지 침출수 유출이 우려됐다.

▲ 지난 1월 말 구제역이 발생해 가축을 매몰했던 경남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한 매몰지 옆 도랑에 4월 25일 붉은색을 띤 침출수가 나왔다. 김해시는 다음 날 응급 복구 작업을 했다. ⓒ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 지난 1월 말 구제역이 발생해 가축을 매몰했던 경남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한 매몰지 옆 도랑에 지난 4월 25일 붉은색을 띤 침출수가 나왔다. 김해시는 다음 날 응급 복구 작업을 했다. ⓒ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오마이뉴스>는 지난 3월 23일 원지리 매몰지 현장 조사에 이어 11일에도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이하 마창진환경연합)과 함께 같은 지역 현장 조사를 벌였다. 3월 23일 조사 때도 그랬지만, 이날도 마찬가지로 매몰지에 다가가자 악취가 심했다.

김해 주촌면 원지리 일대에는 지난 1월 말 가축 구제역이 발생해 매몰지 13곳에 돼지와 소를 묻었다. 돼지·소를 적게는 1600여 마리에서 많게는 7400여 마리를 묻었다. 이 마을은 지난 3월 22일 가축 일부 이동제한 해제 조치가 내려졌고, 완전히 풀린 때는 지난 4월이다.

매몰지는 천막이나 비닐을 덮어 빗물이 스며 들어가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을 한가운데 있는 가축 4000여 마리를 묻은 매몰지 옆 도랑에서는 기름이 흘렀다.

마을 한 주민은 "매몰지 옆에 퇴비가 없어 퇴비 때문에 기름으로 보이는 물이 흐른다고 볼 수 없다"면서 "매몰지 침출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4월 25일에도 이곳에서 붉은색을 띤 침출수가 나와 응급 복구를 했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말 구제역이 발생해 가축을 매몰했던 경남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한 매몰지와 그 아래에 난 도랑이다. 지난 4월 25일 도랑에서는 붉은색을 띤 침출수가 나왔다. 김해시는 다음 날 응급 복구 작업을 했다. ⓒ 윤성효


▲ 구제역 가축을 묻었던 경남 김해 주촌면 원지리 한 매몰지 옆 도랑에서 11일 기름이 섞인 물이 흘러 침출수 논란이 일고 있다. ⓒ 윤성효


그는 "당시 주민이 모여 걱정을 많이 했고, 김해시청 공무원도 나와 현장을 보고 침출수가 맞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해시는 뒷날 해당 매몰지에 대한 응급 복구 조치를 했다.

마창진환경연합 감병만 부장은 "행정 당국에서 매몰지 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침출수가 나오고 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원지리 마을 한복판 매몰지에서 지난 4월 말 침출수가 나와 응급복구를 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려지는 것인데, 앞으로 큰 비가 오면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4월 25일 침출수 유출에 대해 김해시청 관계자는 "매몰지 중간 부분이 내려앉으면서 나온 것이었는데, 그 당시 응급조치를 해서 보완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도랑에서 보인 기름과 관련해 그는 "인근에 퇴비를 적재해 놓았고 이전에 퇴비를 쌓았던 곳이 있어 퇴비 때문에 생겨난 것이지 매몰지 때문은 아니다"면서 "매몰지는 정비를 잘해 놓았기에 구멍은 없고 침출수 유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김해 주촌면 원지리에 있는 한 구제역 매몰지에 빗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비닐로 덮어 놓았다. ⓒ 윤성효



가축 재입식 여부에 관심 쏠려 ... 주민 반대 여전


한편 가축 재입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일대는 가축 농가들이 많은데, 지난 1월 말 구제역 발생으로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봤다.

마을 입구에는 "양돈인은 우리를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적힌 펼침막이 걸려 있다. 마을 한 주민은 "요즘도 가축 구제역 때문에 마을 주민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침출수 걱정뿐만 아니라 악취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고, 마을 이미지도 나빠졌다"고 말했다.

마을에 있는 한 공장 관계자는 "양돈농가를 제외한 마을 대부분 주민은 재입식에 반대할 것이다"며 "양돈농가들도 주인은 부산이나 김해에 살면서 일하는 사람들만 축사를 지키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구제역이 발생해 가촉을 매몰했던 김해 주촌면 원지리인데, 마을 입구에 주민들이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 윤성효


김해시는 최근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재입식 여부를 조사했는데, 13개 농가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김해시청 관계자는 "농가마다 경제적 사정이 다르다, 아직 재입식하겠다고 신청한 농가는 없다"며 "돼지값도 비싸고, 사후 사정을 봐야 하기에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독 등 구제역 완전 박멸 등의 조치를 해야 가축 재입식이 가능하다"며 "지금부터 재입식을 추진하자면 6월 초 이후에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가가 재입식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허가를 하는 게 아니고, 주민들과 합의를 해서 점차 하겠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이 비가 내리는 11일 오전 경남 김해 주촌면 원지리 한 구제역 매몰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 김해 주촌면 원지리에 있는 한 구제역 매몰지에 빗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비닐로 덮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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