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도 '옳다'던 '교육혁신안', 보실래요?
전성은 참여정부 교육혁신위원장이 펴낸 <왜 학교는 불행한가>
"전성은 선생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교육개혁을 했으면 우리 학생들이 좀 더 행복해졌을 텐데 그 방향으로 과감하게 나가지 못했습니다. 전 선생의 교육방향은 분명 맞습니다."
2009년 3월 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성은 전 거창고 교장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 교장은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3년부터 2년간 대통령 직속기관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전 교장은 "당시 20년 장기프로젝트 혁신안을 냈지만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 교장은 2005년 그 어떤 '혁신'도 시작하지 못한 교육혁신위원회를 떠났다.
학교는 철저하게 국가를 위한 기관이었다
그로부터 6년 후인 2011년 5월 출간된 <왜 학교는 불행한가>(전성은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는 지난 2006년 퇴임까지 41년간 교육 현장에 몸담아왔던 교사이자, 노무현 정부 교육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던 교육정책가로서 전 교장이 추구해왔던 '교육철학'이 집약되어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전성은 교장은 학교가 그 출발부터 철저하게 통치 집단에 의한, 통치 집단을 위한, 통치 집단의 기관이었을 뿐 아이들을 위한 기관은 아니었다고 보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학교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학교가 존재한다는 것이 전 교장의 설명이다.
책 전반적으로 전 교장은 이처럼 '아이들'이 아닌 '국가'가 중심이 되는 학교교육을 강하게 비판한다. 먼저 인재양성론과 관련, 그는 일제 강점기와 군사 독재 정부 시절의 예를 들며 통치계급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정의처럼 인식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또한 "한 국가 또는 제국이 학교교육을 통해서 국민에게 주입한 '도덕'이라고 하는 것은 통치계급이 자기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질서'였다"면서 학교교육이 통치계급의 독점물이 될 때,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도덕교육'은 '세뇌교육' 또는 '홍보선전'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
20년 장기 프로젝트 첫 단추로 '교육분권자치' 제안했지만...
'국가중심'이 아닌 '아이들 중심'의 학교교육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전 교장은 '분권'과 '자치'를 그 해답으로 제시한다. 학교를 중앙권력으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국가가 학교를 통제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행정 기구, 평가 기구가 상호보완적인 수평적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를 위해 제도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분권자치를 통해 전 교장이 얻고자 하는 것은 학교교육의 자율성이다.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거창고등학회의 자율적 학교 운영을 그 예로 든다.
"재단법인 거창고등학회에는 샛별초등학교, 샛별중학교, 거창고등학교 등 세 학교가 있다. 세 학교 이사회는 교육이념을 세우고, 그 이념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을 교장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그 교장에게 학교 운영에 대한 전적인 권한을 준다. 교장은 교육이념을 각 학교의 교육현장에서 구현하는 책임을 진다. 교무회의는 학교에서의 교육 행위에 대한 자율권을 가진다. 교육활동에 대한 운영은 전적으로 학생회가 결정권을 가진다. 법적주인인 이사회는 교장이 교육 이념을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하는지를 감독하고 지도하는 일을 한다."
전 교장은 이러한 자율성을 통해 학생들이 윤리적, 인격적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고 본다. 개별 학교와 학생 개인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전 교장의 교육철학은 오늘날의 '혁신학교'와도 궤를 같이한다.
전 교장이 교육혁신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제안한 것 역시 이러한 '분권자치'와 '자율성'이 핵심이다. 하지만 전 교장은 <오마이뉴스>의 인터뷰에서 "20년 장기프로젝트의 첫 단추로 교육분권자치를 주장했는데 교과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노무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못했으니까 평가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해서도 "차별교육, 경쟁 중심 교육을 하는 건 어느 정부나 마찬가지"라며 직접적인 평가를 피했다. 그는 "학교교육은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 소질, 관심에 따른 다양한 교육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면서 "이런 기준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만 그런 게 아니라 이전 정부도, 나아가 다른 나라도 모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 교장은 오는 6월 20일 독자들과 함께 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2009년 3월 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성은 전 거창고 교장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 교장은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3년부터 2년간 대통령 직속기관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전 교장은 "당시 20년 장기프로젝트 혁신안을 냈지만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 교장은 2005년 그 어떤 '혁신'도 시작하지 못한 교육혁신위원회를 떠났다.
학교는 철저하게 국가를 위한 기관이었다
▲ <왜 학교는 불행한가> 책표지. ⓒ 메디치미디어
이 책에서 전성은 교장은 학교가 그 출발부터 철저하게 통치 집단에 의한, 통치 집단을 위한, 통치 집단의 기관이었을 뿐 아이들을 위한 기관은 아니었다고 보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학교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학교가 존재한다는 것이 전 교장의 설명이다.
책 전반적으로 전 교장은 이처럼 '아이들'이 아닌 '국가'가 중심이 되는 학교교육을 강하게 비판한다. 먼저 인재양성론과 관련, 그는 일제 강점기와 군사 독재 정부 시절의 예를 들며 통치계급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정의처럼 인식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또한 "한 국가 또는 제국이 학교교육을 통해서 국민에게 주입한 '도덕'이라고 하는 것은 통치계급이 자기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질서'였다"면서 학교교육이 통치계급의 독점물이 될 때,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도덕교육'은 '세뇌교육' 또는 '홍보선전'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
20년 장기 프로젝트 첫 단추로 '교육분권자치' 제안했지만...
▲ 전성은 전 거창고 교장. ⓒ 홍현진
전 교장은 '분권'과 '자치'를 그 해답으로 제시한다. 학교를 중앙권력으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국가가 학교를 통제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행정 기구, 평가 기구가 상호보완적인 수평적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를 위해 제도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분권자치를 통해 전 교장이 얻고자 하는 것은 학교교육의 자율성이다.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거창고등학회의 자율적 학교 운영을 그 예로 든다.
"재단법인 거창고등학회에는 샛별초등학교, 샛별중학교, 거창고등학교 등 세 학교가 있다. 세 학교 이사회는 교육이념을 세우고, 그 이념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을 교장으로 임명한다. 그리고 그 교장에게 학교 운영에 대한 전적인 권한을 준다. 교장은 교육이념을 각 학교의 교육현장에서 구현하는 책임을 진다. 교무회의는 학교에서의 교육 행위에 대한 자율권을 가진다. 교육활동에 대한 운영은 전적으로 학생회가 결정권을 가진다. 법적주인인 이사회는 교장이 교육 이념을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하는지를 감독하고 지도하는 일을 한다."
전 교장은 이러한 자율성을 통해 학생들이 윤리적, 인격적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고 본다. 개별 학교와 학생 개인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전 교장의 교육철학은 오늘날의 '혁신학교'와도 궤를 같이한다.
전 교장이 교육혁신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제안한 것 역시 이러한 '분권자치'와 '자율성'이 핵심이다. 하지만 전 교장은 <오마이뉴스>의 인터뷰에서 "20년 장기프로젝트의 첫 단추로 교육분권자치를 주장했는데 교과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노무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못했으니까 평가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해서도 "차별교육, 경쟁 중심 교육을 하는 건 어느 정부나 마찬가지"라며 직접적인 평가를 피했다. 그는 "학교교육은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 소질, 관심에 따른 다양한 교육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면서 "이런 기준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만 그런 게 아니라 이전 정부도, 나아가 다른 나라도 모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 교장은 오는 6월 20일 독자들과 함께 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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