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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한나라당 행사에 정부 예산 썼다"

장병완 등 "실정법 위반사안, 거취 정해야"... "당 행사 아니라 고용노동부 행사였다"

등록|2011.05.22 19:12 수정|2011.05.22 19:12

▲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자료 사진) ⓒ 남소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고용노동부 장관 재직 당시 한나라당 행사에 고용노동부 예산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장병완·전병헌·우제창 의원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재완 내정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재임하고 있었던 올해 1월 한나라당 행사를 위해 고용노동부 예산 889만5000원을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예산은 한나라당 중앙당 청년국 주관으로 실시된 '캠퍼스-Q'라는 대학생 정치참여 행사에 쓰였다.

박 내정자는 당시 안상수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원희룡 전 사무총장 등과 함께 캠퍼스-Q의 강사로 초청됐다.

장 의원 등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열린 캠퍼스-Q 강사 강의는 주로 한나라당 당사에서 이뤄졌는데 박 내정자의 강의는 당사가 아닌 서울고용센터에서 열렸고 다른 강연과 달리, 모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2명의 게스트(신현성 티켓몬스터 CEO, 해외취업성공자 김아무개씨)가 특별 초청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국가예산을 쌈짓돈처럼... 형법상 횡령죄 해당돼"

장 의원 등은 해당 행사 비용이 2010년 고용보험기금 예산으로 지급됐다며 관련 은행 입금 내역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자료를 보면,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청년고용 홍보행사 의뢰 명목으로 예산 3억5000만 원을 받았던 홍보대행사 '레인보우 커뮤니케이션'이 지난 1월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의 의뢰를 받아 미집행 예산 1억3000여만 원 중 일부를 '캠퍼스-Q' 행사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장 의원 등은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정치적 행사에 필요한 경비를 고용노동부 예산으로 집행했다. 국가 예산을 쌈짓돈처럼 특정 정당 행사에 썼다는 도덕적인 문제 외에 ▲ 형법상 횡령죄 ▲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운동 금지 조항 위반 ▲ 국가재정법상 세출예산의 이월금지 조항 위반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 예산을 한나라당 행사에 불법적으로 지원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국가예산집행의 규율을 무너뜨린 후보자를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만큼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행사 아닌, 고용노동부 주관 행사였다"

그러나 박 내정자 측은 "해당 행사는 한나라당 행사가 아닌, 고용노동부 주관 행사였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행사가 아닌, 고용노동부 주관 행사인 만큼, 행사 소요비용을 예산으로 집행한 것은 당연하단 얘기였다.

박 내정자 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이 박 내정자의 '캠퍼스-Q' 참여를 제안하자 고용노동부는 '청년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열린 만남' 행사에 '캠퍼스-Q' 참여자의 방청을 제안했다"며 "해당 행사의 명칭도 '고용부 장관과 함께 하는 '청년 내 일 만들기'였다"고 밝혔다.

또 "고용노동부 장관과 청년과의 만남 행사는 지난해 5월, 7월에도 개최된 바 있고 11월에도 개최하기로 추진됐지만 연평도 사건으로 취소된 바 있다"며 "1월 행사의 경우, <한국직업방송>과 <데일리 잡매거진> 1부에서 설 특집으로 방송도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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