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가족 "100만원 내고 JYJ 보러 왔어요"
[해외리포트] 다국적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던 JYJ 밴쿠버 콘서트
▲ JYJ 밴쿠버 콘서트. ⓒ 유정임
▲ 엄마와 10대 딸, 그리고 이모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는 한국 교민 가족. ⓒ 유정임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한국인 가수로는 최초로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의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유명한 로저스 아레나에서 JYJ 밴쿠버 콘서트가 열렸다.
오후 8시가 공연 시작 시간이었는데도 오후 6시 전부터 JYJ를 보기 위해 몰려든 다국적 팬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고, 지나가는 시민들은 이러한 광경을 의아하게 쳐다봤다. 로저스 아레나 경기장은 밴쿠버에서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유명한 곳으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이 주변은 항상 파란 물결의 밴쿠버 캐넉스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이날은 유난히 많은 아시아계 여성들이 함성을 지르며 줄을 지어 서있자 다소 놀란 것이었다.
팬들은 시종일관 "JYJ"를 외치며 공연을 볼 생각에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줄을 지어 서 있는 관람객들에게 JYJ 멤버들에 대해 물었다.
"JYJ, 동방신기 때부터 좋아했어요. 노래 잘하는 멤버들은 다 여기 있네요." (이소연, 23)
"시아준수 보러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밴쿠버까지 엄마랑 비행기 타고 왔어요." (CHELSEA, 18)
"한국에서 안 좋은 일 있었다고 들었는데... 오빠들 응원하러 왔어요." (미까, 27)
"딸아이가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데 JYJ가 저스틴 비버보다 좋다고 해서 같이 왔습니다." (GRACE, 48)
▲ 공연 두 시간 전부터 와서 JYJ 춤을 추며 대기하는 팬들. ⓒ 유정임
▲ 로저스 아레나 경기장 밖에서 줄을 서서 JYJ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 ⓒ 유정임
한국·중국·대만·일본·동남아시아계에 금발 여성들까지 "JYJ"
공연 시작 예정 시간보다 30분이 지나서야 JYJ 멤버들이 등장했다. 공연장 안에 예상 외로 빈자리가 많이 보여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다. 티켓가격이 10대 소녀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금액(100~200달러)이어서인지, 아니면 공연장 내부가 워낙 넓고 커서 그렇게 보인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쉽긴 했다.
특히나 미주 공연이 있기 얼마 전 JYJ 중국 콘서트가 열렸었는데,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공연이 열린 날 도심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고 심지어 중국의 군인들까지 등장해 경호할 정도로 대단했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밴쿠버 콘서트 현장은 뭔가 초라한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멤버들의 라이브 무대와 공연 그리고 이날 JYJ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한 팬들의 열기는 그 어떤 공연장과도 비교할 수 없었고 콘서트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또한 눈에 띄는 금발의 여성 팬들이 함성을 지르며 어색한 한국말로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도 눈길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을 검색해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즐긴다고 했다. 그중 동방신기 때부터 팬이었던 친구들이 JYJ 콘서트를 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다고 하는데 이들의 모습에서는 기쁨과 즐거움이 묻어났다.
또한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10대 친구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JYJ의 오랜 팬으로서 이번 밴쿠버 공연을 그 누구보다 환영했던 친구들이다. "멤버들을 응원하기 위해 종일 정성스레 피켓을 만들어 가지고 왔다"고 자랑하는 어린 친구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JYJ를 보기 위해 온 일본인 가족도 있었는데, 이들은 1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모든 가족이 공연을 보러 왔다고 했다. 일본에 있을 때부터 동방신기 팬이었으며, 지금은 멤버가 흩어졌지만 그래도 동방신기를 좋아한다는 이들! 그래서 그런지 공연 내내 이들은 동방신기 시절 불렀던 노래를 들을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JYJ가 겪은 문제 또한 잘 알고 있었다.
▲ 일본인 캐네디언들. 캐나다 거주 7년째이며 일본에 있을 때부터 동방신기 팬이었다고 한다. ⓒ 유정임
▲ JYJ 공연을 보러 온 백인 여성들. 밴쿠버 출신의 학생들로 동방신기 때부터 팬이었다고 한다. ⓒ 유정임
팬서비스 부족, 아쉬움 남는 밴쿠버 콘서트
콘서트는 두 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공연 사이사이에 멤버들의 짧은 인사와 말이 있었지만,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200달러에 달하는 티켓을 사서 온 팬들, 멤버들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앨버타 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엄마랑 날아온 캐네디언 팬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오로지 JYJ 공연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공연 시작 세 시간 전부터 대기하며 기다려온 팬들을 위한 멤버들의 특별 무대나 팬 서비스는 없었다. 공연이 끝난 후, 좋아하는 믹키유천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왠지 콘서트가 아닌 쇼케이스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 태국 팬도 있었다.
멋진 라이브 콘서트가 막을 내리고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넨 멤버들이 사라지자 공연을 본 팬들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질서정연하게 공연장에서 차례대로 빠져나갔다. 공연 후, 멤버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뛰어나가거나 먹다 남은 자기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 없이 많은 사람이 주변 정리를 하며 질서 있게 움직였다. 그 넓은 공연장의 사람들이 빠른 시간 내에 빠지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남았던 나는 깨끗한 공연장을 보며 공연 질서가 참 잘 갖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성황리에 막을 내린 밴쿠버 콘서트를 끝으로 JYJ 멤버들은 다음날 미국으로 떠나 미주 공연을 이어가고, 미주 콘서트가 끝나면 일본으로 건너가 JYJ 자선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공연 담당자가 말했다.
▲ JYJ 팬. ⓒ JYJ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