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살포 고엽제, 정부 발표보다 51배나 많았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 블로그 통해 보도... 맹독성 모뉴론 39만 파운드
▲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부대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대량으로 불법매립한 사실이 한 미군에 의해 폭로된 가운데, 23일 오전 녹색연합, 민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앞에서 규탄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정부 공식사과, 환경정화 비용과 및 피해보상 비용 부담, SOFA개정, 미군기지 내 불법매립에 대한 전면 조사'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고엽제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Agent Orange(고엽제)' 가루를 뒤집어 쓰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지난 60년대 비무장지대(DMZ)에 뿌려진 고엽제가 당초 정부 발표보다 51배나 더 많이 살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보도한 것으로, 정부가 의도적으로 고엽제 살포량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태영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전 국방부 장관)은 "1968년 4월 14일부터 5월 30일까지 에이전트 오렌지 2만1000갤런, 에이전트 블루 3만4375 갤런, 모뉴론 7800파운드를 비무장지대에 뿌렸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를 <육군사>와 <화학병과 35년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엽제 전문가 앨빈 영 박사가 미 국방부 용역을 받아 지난 2006년 12월 제출한 보고서에는 비무장지대에 뿌려진 에이전트 오렌지와 에이전트 블루의 양은 한국 국방부의 발표와 일치하지만, 모뉴론은 39만7800파운드로 정부 발표보다 무려 51배나 많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군인들이 1968년 4월15일부터 28일까지 손 또는 기계로 1560에이커에 걸쳐 1에이커(4046㎡) 당 155파운드 씩 모두 (모뉴론) 39만7800파운드를 뿌렸다"고 나와 있다.
에이전트 오렌지와 에이전트 블루는 살초효과가 1번 재배때까지만 지속되지만, 모뉴론은 2번 재배할 때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등 맹독성이 강한 고엽제의 일종이며, 분말 형태이기 때문에 군인들의 철모 등에 담아져 손으로 뿌려진 것으로 보인다.
안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한국 정부가 발표한 모뉴론 살포량이 실제보다 무려 51배 정도 축소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기록이 잘못된 것이라면 마땅히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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