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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립화장시설'로 '문드러니 고개' 갈등

이천시 여주군 접경지역 주민들 님비와 핌피로 '냉랭'

등록|2011.06.04 16:55 수정|2011.06.04 16:55
13년전 이천시가 쓰레기 소각장 설치하려던 자리에 주민들이 화장시설 유치 신청

국도 제3호선을 따라 경기도 이천시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을 지나게 된다. 가남면 태평리를 지나 3km쯤 가면 여주군 가남면 최남단의 마을 은봉2리와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3리를 순서대로 지나게 된다.

예로부터 나무와 맑은 물이 많아 '목골(木谷)'로 불리는 여주군 가남면 은봉2리 마을 앞을 지나는 국도 3호선은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와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3리의 경계가 있는 곳을 '문드러니 고개'로 부른다.

문드러니 고개국도 3호선 옆에 여주군 주민들이 설치한 펼침막 너머로 이천시 장호원읍의 표지판이 보인다 ⓒ 이장호


최근 이 문드러니 고개를 접하고 있는 여주군 가남면 은봉리(1리 포함)과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1, 2리),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3리가 이천시립 장사시설 설치계획을 두고 갈등이 시작되었다.

최근 가남면 은봉1리와 은봉2리 지역주민들은 국도 3호선 옆과 가남면 태평리 등에 '이천시 시립화장장 설치 결사반대', '여주군과 협의없는 화장장 설치 결사반대' 등의 문구를 넣은 20여 개의 펼침막을 내걸고 이천시립 장사시설 설치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펼침막여주군 주민들이 국도 3호선 옆과 마을에 설치한 반대 펼침막 ⓒ 이장호


이천시립 장사시설은 지난 3월 28일 이천시가 '이천시 시립장사시설 입지후보지 선정 공모 공고'를 통해 화장시설(화장장), 장례식장, 봉안당 등의 시립장사시설 건립을 위한 입지선정을 공개모집 공고하자,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를 비롯해 이천시의 5개 마을이 유치 신청했다.

설성면 자석리가 유치신청 한 것이 알려지자 자석리 맞닿은 여주군 가남면 은봉1리와 국도 3호선을 경계로 자석리 맞은편의 은봉2리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천시 주민들의 일에 여주군 주민들이 발끈하게된 원인은 자석리가 화장시설 등의 유치신청을 한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 산50번지외 4필지 일원은 앞에서 설명한 국도 3호선의 문드러니 고개 옆으로 자석리 주민들의 거주지보다 여주군 가남면 은봉1리와 은봉2리와 더 가까운 곳이다.

자석리 주민들이 유치신청을 한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 산50번지의 임야는 이천시 소유로 1만8347㎡다.

지번이 공개된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 산50번지 부근의 필지를 조사한 결과 자석리 산50번지와 연접한 자석리 134번지(답,  1937㎡), 135번지(답, 5226㎡), 136번지(답, 2502㎡)는 시유지, 자석리 137-8번지(답, 267㎡)는 국유지로 국도 3호선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장사시설 위치왼쪽 아래 부분이 장사시설 설치 유치신청 지역(온나라부동산정보 종합포털 화면 갈무리) ⓒ 이장호


이천시 장사시설 건립계획에 따르면 2011년부터2015년까지 5년의 사업기간에 5만㎡내외의 부지에 화장시설(화장장), 장례식장, 봉안당, 기타부대시설을 설치하며, 건립주변지역에 대한 인센티브로 장례식장, 매점, 식당에 대한 운영권과 주민숙원사업 지원금으로 5년간 년차적으로 3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립장사시설의 입지선정은 1차 서면조사와 2차 현장조사를 통해 화장시설 건립추진위원회에서 3개 지역을 선정발표한 후 선정지역 선정지역 타당성 검사 및 종합평가 후 최종 1개 지역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천시청의 한 관계자는 "아직 입지가 (설성면 자석리로) 확정된 것이 없다"며"9월경에 선정할 계획이며, 선정 시기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설성면 자석리 산50번지 일원이 최종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법과 상황에 맞게 여주군과 협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사시설 유치 신청지 부근이천시 자석리 주민들이 신청한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 산50번지 부근(온나라부동산정보 종합포털 화면 갈무리) ⓒ 이장호


왜 여주군 가남면 은봉1리와 은봉2리 주민들은 확정되지도 않은 이천시립 장사시설에 대해 격하게 반응할까?

여주군 주민들은 지난 1996년 이천시가 일반폐기물 소각장 설치를 위해 이천시 전 지역을 대상으로 후보지 조사를 거쳐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 산50번지 일원'이 사업부지로 타당하다는 결과를 얻은 후 추진했던 일이 있기 때문이다.

13년전 '쓰레기 소각장'을 설치하려다 여주군 가남면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조정에 실패하고 포기한 바로 같은 위치에 이천시 설성면 자석리 주민들이 이천시립 장사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가남면 주민들이 보이는 반응은 '원천적인 반대'다.

당시 이천시의 쓰레기 소각장 설치문제는 1998년 9월 여주군의회 신승균 의원이 "본 지역은 이천시민 영향권을 완전히 벗어나 여주군민의 생활권으로서 준용하천인 대신천 상류지류로서 오.폐수가 대신천으로 유입되는 등 여주군민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금 자석리 주민들의 이천시 장사시설 유치에 대한 반대하는 주민들은 그 때와 마찬가지로 "수질, 대기 등에 의한 환경영향권이 여주군 지역으로 모든 피해를 여주군민이 감수하여야 하는 지형적인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며 "자석리 주민들이 이천시에 신청한 시립장사시설의 유치를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주군 가남면 은봉2리 신관식 이장은 "자석리 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학군으로)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은 곳에 다닌 사람들"이라며 "서로 잘 아는 처지에 인접한 마을과 협의라도 하는 것이 도리임에도 아무런 말도 없이 신청했다"고 서운한 마음을 밝혔다.

신관식 이장은 "화장장이 들어서도 화장장과 자석1리와 자석2리 사이에는 산이 있어 물이나 공기 피해는 없다"며 "(이천시 장호원읍) 이황3리 주민들도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이천시 연평균 사망자는 1천여 명으로 화장률은 60.6%에 달하며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역 내 화장시설 부재로 성남, 충주, 제천 등 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여주군 주민들도 이천시민들 처럼 외지의 화장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남한강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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