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만난 반가운 '전차'
[6박8일 서유럽 여행5] 움직이는 전차 47년 만에 만나다
▲ 밀라노 거리의 풍경... ⓒ 정현순
"어머나 저 전차 좀 봐" 앞서가던 일행의 아주 반가운 말투가 들려온다. 정말 운행되고 있는 전차가 밀라노시 한복판을 여유있게 오고 가고 있었다. 나도 진짜 반가웠다.
5월 21일 밀라노 두오모 성당을 나서 주차장을 가기 위해 큰 도로로 나왔다. 우리가 타고 온 관광버스를 기다리던 중 우리 앞을 지나가는 전차의 모습이 보인 것이다. 전차를 보자마자 언니와 나는 눈이 마주쳤다. 언니와 나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그땐 너나 할 것 없이 살기가 힘든 시절. 하여 지금처럼 용돈 문화가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전차표를 잊어버리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었다.
▲ 운행되고 있는 전차.. ⓒ 정현순
▲ 얼기설기 전차 노선.. ⓒ 정현순
▲ 와! 저렇게 기다란 전차도 다니네.. ⓒ 정현순
▲ 어둑어둑 해가 넘어가는 밀라노.. ⓒ 정현순
▲ 해가 넘어가자 전구를 온몸에 치장하고 달리는 전차... ⓒ 정현순
▲ 또 다른 명물 전차.. ⓒ 정현순
어느새 어둠이 살짝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때 저만치에서 전차 전체에 전구를 달고 울긋불긋 불을 밝히며 오는 전차가 보였다. 버스를 타려고 움직이던 우리 일행은 다시 한 번 그 자리에 서서 화려하지만 소박한 전차가 사라질 때까지 놓치지 않았다. "야 여기 사람들 아이디어 정말 좋다. 전차에다 저렇게 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과연 패션의 도시답다" 칭찬 일색이었다. 또하나의 명물로 인상깊게 자리 잡을 것 같았다.
하루가 다르게 빠르고 다양하게 변하는 요즘. 어쩌면 그것에 맞지 않게 천천히를 잃지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 삶의 가치가 느껴지기도 했다. 두 개의 전차가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고 난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47년 전 우리나라에서의 추억을 멀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잠시 꺼내어 볼 수있었던 행복한 짧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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