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약한 오이님 위해 블랙카펫을 깔았다
밭에 절로 난 오이와 방울토마토 옮겨심기
▲ 작년에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심었던 윗밭 ⓒ 이장연
"김매기도 힘들지만, 이거 비닐 안씌우면 작물이 안 된다"
한바탕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지기 전날. 때맞춰 플라스틱 포트에 씨를 뿌려놓은 오이가 싹이 트고 검지 손가락만큼 자라났기에, 엄마는 모내기도 끝냈으니 오이를 심어보자고 했다.
▲ 작년에 심었던 방울토마토도 밭에서 절로 자라나 모종으로 쓸만한 것을 뽑아냈다. ⓒ 이장연
▲ 밭에 절로 오이가 자라났다. ⓒ 이장연
▲ 오이를 심을 자리를 만들기 위해 우선 풀부터 제거했다. ⓒ 이장연
그리고 작년에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심었던 자리에서 다시 오이와 토마토가 싹을 틔우고 자라고 있어, 조심스레 주위 흙과 함께 떠냈다.
엄마가 그러시던데 방울토마토는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만, 오이는 연약해서 잘 떠내야 한다고 한다.
그 말씀에 더 조심해서 오이 모종을 피해 풀을 걷어내니, 비가 오기 전에 몸에서는 땀이 빗방울처럼 맺혔다. 씨를 뿌리고 작물을 돌보는 것 중에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잡초 제거라는 것을 또 한번 실감했다.
▲ 풀을 얼추 제거한 뒤 퇴비를 뿌리고 검은 비닐을 씌웠다. ⓒ 이장연
▲ 아랫밭 하우스에서 키워낸 오이 모종 ⓒ 이장연
그렇게 얼추 밭을 정리하고는 퇴비도 뿌려주고 난 뒤, 고추밭을 만들 때 사용하고 남은 검은 비닐을 넓게 펼쳐 깔았다. 풀이 나지 말라고 검은 비닐을 씌운 것인데, 바람에 비닐이 살랑이는게 마치 힘든 농사꾼을 희롱하는 듯 싶었다.
여하간 자투리 비닐로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심을 자리를 깔고는, 폐비닐로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한 고랑창도 덮어 씌웠다.
마치 유명스타들을 위한 레드카펫을 깔듯이,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위해 저녁해가 넘어간 뒤에도.
▲ 비닐이 바람이 살랑거리며 희롱한다. ⓒ 이장연
▲ 공들여 만든 자리에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심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갔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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