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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이명박 대통령을 넘어서고 있다"

[현장] 친환경무상급식 시행 100일... 5·6학년 무상급식예산 집행촉구

등록|2011.06.08 15:40 수정|2011.06.08 17:54

▲ 8일 광화문 청계광장 소라탑 앞, 친환경무상급식 시행 100일을 맞이 기자회견에서 한 활동가가 '오세훈 학년'을 풍자하고 있다. ⓒ 홍현진


8일 서울시 청계광장 소라탑 앞, 오세훈 서울시장이 먹기 좋게 자른 '친환경 무상급식 사과'를 들고 나타났다. 사과에 손이 가려는 찰나, 오 시장의 다른 손에 있는 손팻말이 보인다.
'1~4학년은 공짜, 5·6학년은 돈 내'.

이는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100일을 맞아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와 서울친환경무상급식본부 등에서 준비한 퍼포먼스. 마침 광화문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오세훈 시장의 얼굴 가면을 쓴 활동가는 청계광장을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손팻말을 들어 보였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서울시 모든 초등학교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실시된 지 100일을 맞이한 것을 축하하는 것과 동시에 '전면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는 오 시장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오 시장에게 시의회에서 편성한 무상급식예산 695억 원을 집행해 오는 9월부터는 '오세훈 학년'인 5, 6학년도 무상급식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가장 마음이 급한 건 학부모였다.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6학년 아이는 '오세훈 학년'이라서, 4학년 아이는 송파구청장이 한나라당 소속이라 1~3학년만 무상급식을 실시해서 무상급식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며 "2학기부터는 꼭 무상급식을 받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교 5, 6학년 자녀가 있다는 관악구의 한 학부모는 "얼마 전 6학년 아이와 함께 관악산에 갔더니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 서명을 받고 있기에, 아이가 '나는 지금도 급식비를 내고 있는데 왜 저런 서명을 받느냐'고 묻더라"며 "그래서 아이에게 '오세훈 시장이 애들 밥 주는 문제 때문에 시의회도 나오지 않고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해줬더니 아이가 '어른들이 왜 그러냐'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오 시장의 아집과 고집 때문에 5, 6학년 무상급식 혜택 못받아"

▲ 8일 광화문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열린 친환경무상급식 시행 100일 맞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5,6학년 무상급식 예산 집행을 촉구하고 있다. ⓒ 홍현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오 시장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58억 자산가인 오세훈 시장이 두 딸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고 그러더라, 오세훈 시장은 이해할 수 없는 뇌구조를 가졌다"면서 "시의회가 편성된 예산만 집행하면 되는데 오세훈 시장의 아집과 고집 때문에 5, 6학년 아이들이 무상급식 혜택 받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역시 "오세훈 시장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곳에는 예비비까지 쓰면서 예산을 쏟아 붓고, 이미 편성된 예산 695억 원은 집행을 안 하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이 '리틀 MB'라고 불렸는데 선별적 복지에 있어서는 MB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직무유기, 선거법 위반, 아동인권침해, 허위사실유포, 혈세낭비, 모피 패션쇼, 게다가 58억 자산가 오세훈 시장은 등록금 망언으로 반값등록금을 바라는 대학생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친환경무상급식을 바라는 5~6학년 학부모들의 가슴을 피멍들게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기자회견 이후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등은 하반기 5, 6학년 무상급식 예산 즉각 집행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 캠페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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