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경산 자인단오제, 이것만은 고쳐주세요

등록|2011.06.08 17:59 수정|2011.06.08 17:59

▲ 발로 모를 밀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 임윤수



매사에 투덜거려 별명이 '투덜이'라고 불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투덜거리는 마음이어서가 아니라 좀 더 충실한 축제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글이나 혹시 '너나 잘하세요'하고 면박을 준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아래는 경북 경산 자인단오제에서 발견한 아쉬움입니다. 자인단오제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적합니다.

① 모내기 과정에서 발로 모를 쳐내는 모습에서 위화감

실수이거나 시나리오를 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일부러 놓은 모형 모를 발로 툭툭 쳐내는 모습은 짜증을 내거나 마치 누구를 야단치는 현장처럼 느껴졌습니다. 허리 한 번 더 구부려 손으로 치운다면 보는 관람객들의 마음이 더 편할 듯합니다.  

② 행사 중 일본노래 부르고 수치심 줄 수 있는 외모 언급 삼가야

자인 단오굿을 하는 과정에서 굿을 하는 할머니가 일본 노래를 부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본인들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들을 위한 배려이거나 깜짝 이벤트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적과 싸운 한장군을 모신 사당 바로 옆, 정청이었던 마루에서 일본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은 마음을 거북하게 했습니다.


play

자인단오제자인단오제 현장 있었던 이런 일들 내년에는 개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임윤수



또한 시주자(후원자)를 대중 앞으로 불러내 소개하며 당사자에겐 콤플렉스일수도 있는 낮은 코를 대놓고 '코가 하나도 없다'는 등으로 외모를 말하는 것은 그것이 설사 덕담일지라도 해서는 안 될 말이라 생각입니다.  

③ 행사장 선정에 좀 더 신경써야

팔광대 공연이 마당 한 구석에서 진행되는 도중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이는 관객 한 분이 '넓은 마당 놔두고 왜 구석에서 공연을 하느냐?'는 항의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정이나 이유로 마당 가장자리에서 공연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다 많은 관객들이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④ 전통 상여행렬, 안내와 실제 맞지 않아

안내방송에서는 32명의 상두꾼이 메는 상여라고 방송을 하였는데 시연에 사용된 상여는 5명 4줄, 20명이 메는 상여였습니다. 사전확인이 있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을 착오라고 생각됩니다.   

시연된 전통 상여행렬은 주자가례에 따르고, 구행순서에서 만장이 서고 그 뒤로 상여가 따르는 것으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여행렬에서는 상여가 앞서고 만장이 상여 뒤로 서 설명(안내)과 구행 순서가 맞지 않는 불일치를 보였습니다. 이 또한 사전 점검을 통해 충분히 일치 시킬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상여에 관을 실을 때 관의 상(머리 부분)이 앞으로 가게 해야 함에도 거꾸로 올려놓고 이운을 하였고, 상여 좌우로 세웠던 삽도 불삽과 운삽 하나씩을 그렇게 세우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증이나 확인이 있어야 할 듯합니다.

일반 공연이라면 그냥 넘길 수도 있는 부분들이지만 계승되어야 할 전통이기에 가능한 오롯이 계승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확인과 수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