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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라카이, 거문도서 다이빙 즐기세요

국내 스포츠 다이빙 메카 꿈꾸는 거문도 다이빙 리조트 박재성씨 인터뷰

등록|2011.06.09 13:33 수정|2011.06.10 10:17

▲ 짝다이버를 이룬 2명의 다이버가 입수하고 있다. ⓒ 심명남


국내 스쿠버 다이버들이 다이빙을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

이같은 물음에 많은 다이빙 동호인들은 다이빙으로 인한 다양한 볼거리와 풍성한 먹거리를 든다. 이같은 답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천혜의 자원을 간직한 거문도다. 거문도는 예전부터 음성적으로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한때 무분별한 포획으로 다이버들의 출입이 금지되었으나 수년전부터 어촌계가 다이빙을 허용하면서 국내 스포츠 다이빙의 메카로 떠오른 지 오래다. 점점 더 여름철로 접어드는 요즘 다이빙 열기로 뜨거운 거문도의 바닷속을 직접 다녀왔다.

여수와 제주도의 중간수역에 놓인 거문도는 섬전체가 다이빙 포인트다. 특히 이곳이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한 이유가 따로 있다. 그것은 여름철이면 일명 '청수'라 불리는 쿠로시오 해류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곳은 5월 말~11월까지 염분도와 수온이 가장 높다. 이로 인해 플랑크톤이 적은 맑은 푸른빛을 띤 바닷물이 남해안을 뒤덮는다. 청수가 유입되면 배위에서도 투명한 바다 아래로 30m 이상의 시야가 보일 때가 있다. 그래서 마치 열대지방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수중에서는 화려한 남해와 제주바다를 동시에 느끼며 마시는 공기맛은 아주 그냥 죽여준다.

한국의 보라카이 거문도에서 다이빙

여수항에서 약 2시간 10분을 달려 거문도항에 도착했다. 거문도항에는 다이빙 샵에서 나온 식구들이 반갑게 일행을 맞이한다. 고도와 서도를 연결하는 삼포교를 지나자 이곳에서 풍기는 바닷내음은 사뭇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마치 보라카이에 온 듯한 느낌이다. 

몇년 전 다이빙 투어를 위해 찾았던 보라카이. 해외 다이버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천상의 섬 보라카이는 내가 다이빙의 무한사랑을 느꼈던 곳이다. 그런데 그곳을 가기까지의 과정이 꽤 복잡해 이동 중 진이 빠졌다. 우선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하면 또다시 경비행기를 탄다. 이후 배를 타고 항구에 도착해 다이빙 샵까지도 꽤나 멀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곳 거문도는 거기에 비해 교통편이 환상이다. 여객선을 타고 섬에 도착하면 다이빙 샵도 가깝고 바로 다이빙을 떠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바다에서 바라본 거문도 등대의 모습 ⓒ 심명남


▲ 거문도 등대앞 갯바위가 구름에 휘감겨 있다. ⓒ 심명남


장비와 함께 일행을 태운 차는 다리를 건너자 곧바로 리조트에 도착했다. 리조트 입구 벽에 쓰인 '신비의 섬 거문도의 수중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는 문구를 보자 일행들의 마음은 벌써 부풀은 풍선처럼 기대감이 크다. 통나무로 지어진 리조트가 꾀 넓다. 게다가 현대식 시설까지 갖췄으니 거문도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사실이 다소 놀랍다.

거문도에 다이빙 리조트가 생긴 것은 2000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어촌계와 공동사업의 일환으로 3개 어촌계가 협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다이빙이 개방되었다. 현재는 거문도내 5군데의 어촌계에 다이빙리조트가 3개에서 5개로 늘었다.

거문도 다이빙 리조트를 운영하는 박재성씨는 이곳 다이빙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그는 12년 전 거문도 동도에서 리조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우리나라가 경제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해양레저 부분에서는 동남아지역보다도 못한 후진국 수준입니다. 현행법상 (다이빙에)이용할수 있는 선박과 다이빙지역(일명:싸이트)이 법으로 지정되지 않아 현재 모든 다이빙 투어는 불법이죠"

"이로인해 현행법상 불법적인 부분으로 인해 해경과의 마찰이 빈번한데 (어민들이)다이빙 업자들에게 불만이 생기면 불법사항을 악용해 고소.고발이 수시로 이어지고 있어 민원을 제기하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

▲ 거문도 서도에 위치한 거문도 다이빙 리조트의 모습 ⓒ 심명남


이곳 서도에 위치한 거문도 리조트에는 2~3명의 전문 다이버 강사가 있다. 또한 투어는 물론 식사와 숙박도 가능하다. 다이빙은 보통 한배에 10여 명의 다이버와 가이드 1명이 승선해 투어를 나가는데 당일은 2척의 배가 떴다. 한번 나가면 하루 2-3회 정도의 다이빙이 이루어진다. 포인트에 도착하면 동승한 가이드로 부터 이곳의 지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반드시 2명씩 짝다이빙으로 입수를 시작한다.

거문도에서 다이빙을 경험한 다이버들은 한결같이 투명한 시야와 풍부한 어종 그리고 화려한 수중경관을 떠올린다. 해안선의 직벽을 따라 이동하는 직벽 다이빙을 하다보면  거대한 암반사이에 피어난 산호와 해송이 즐비하다. 또한 크랙(골짜기)속에는 회유성 어종이 즐비한다. 거기에는 거문도를 대표하는 돌돔들이 서식한다.

이번 다이빙 포인트는 거문도 등대 앞이다. 해상에서 보는 거문도 등대의 수려한 모습에 입이 쩍 벌어진다. 날씨가 좋아 많은 낚시꾼들이 곳곳에 널렸다. 바다에서는 낚시꾼과 다이버의 관계는 개와 고양이 사이 같다. 낚시꾼이 법을 악용해 다이버를 보면 곧바로 신고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선장님은 목적지를 변동해 낚시꾼이 접근할 수 없는 포인트로 멀리 이동했다.

▲ 거문도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 공기탱크를 실은 배가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하고 있다. ⓒ 심명남


▲ 거문도의 대표어종 돌돔(좌)과 다금발이의 모습 ⓒ 심명남


드디어 다이빙이 시작되었다. 한참 다이빙을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낚시꾼의 신고로 해경이 떴기 때문이다. 스포츠 다이빙은 현재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해산물 채취는 막고 있다. 보통 다이빙샵들은 섬 어촌계와 협약을 맺고 어촌계원을 한명씩 동승하는 것을 전제로 다이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행여나 다이버들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으로 오해를 사 신고를 받으면, 출동한 단속기관에 의해 그날 다이빙은 중단된다. 이런 일이 다반사다 보니 멀리서 거문도 투어를 찾은 다이버들이 해외투어로 발길을 돌린다.

다이빙을 취미로 하는 많은 다이버들을 "레저 다이버을 범법자로 만드는 시대착오적인 법규정은 이제 재정비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2년째 거문도 다이빙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재성 대표와 나눈 이야기다.
  
- 거문도에서 다이빙 리조트를 하게 된 동기는?
"다이빙은 4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강사들을 양성하는 교육단체이고 둘은 교육 및 장비판매를 위주로 하는 샵이 있다. 또한 장비를 수입 판매하는 수입도매상이 있고, 마지막으로 그들이 교육을 받고 장비를 구입해서 투어를 나가는 다이빙 리조트가 있다. 이 리조트업이 내 적성에 맞는 것같아 12년 전에 이일을 하게 되었다."

"다이빙 선박과 다이빙지역(일명:싸이트)법으로 지정해 달라"

- 국내법상 다이빙이 불법으로 되어 있다. 어떤 어려운 점이 있나?
"경제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해양레저 부분에서는 기타 동남아지역보다도 못하는 후진국 수준이다. 현행법상 (다이빙에)이용할수 있는 선박과 다이빙지역(일명:싸이트)이 법으로 지정되지 않아 현재 모든 다이빙 투어는 불법이다. 이로인해 현행법상 불법적인 부분으로 인해 해경과의 마찰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또한 어촌계와 주민들이 불법사항을 악용해 고소.고발이 수시로 이어지고 있다. 즉 우리업자들에게 불만이 생기면 민원을 제기하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 다이빙은 언제가 성수기인가?
"4월부터 늦가을인 11월까지가 시즌이고 최성수기는 여름과 가을이다."

- 거문도의 가장 큰 자랑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장 큰 자랑은 때 묻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청청 바다다."

- 주요 다이빙 포인트는 어디인가?
"거문도는 수백군데의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 각 포인트마다 특색이 있어 어디가 좋고 나쁘고 가 따로 없다. 거문도는 전체 바다 그 자체가 포인트다."

- 거문도 다이빙의 매력은?
"한국의 보라카이 거문도는 그 자체가 관광자원이다. 다이빙후 이곳 거문도 특산품과 즐기는 한잔 술의 여유가 있어 좋고, 거문도를 통해 역사를 배울 수 있다. 거문도는 아직 알려지지 않는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이러한 것들이 삶의 여유를 주어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섬이다."

▲ 거문도에서 12년째 다이빙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재성씨의 모습 ⓒ 심명남


- 다이빙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 업에 종사하다 보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중 72세의 고령에 스쿠버를 하고 싶다고 한 노인이 찾아왔다. 간단한 교육을 마치고 그분과 함께 직접 바닷속에 들어갔더니 세상 경험 다 해봤지만 나 때문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며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가 참 기억에 남는다."

- 다이빙 회원 및 독자들에게 한마디?
"지금 거문도는 어업활동이 주요 경제활동이었던 시대에서 관광 및 해양레저 특구로서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과 행정가들의 인식전환은 그대로다. 이제 그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세계박람회를 앞둔 우리지역의 슬로건은 국제해양레저도시다. 이 말을 들으면 한숨만 나온다. 특히 거문도는 박람회를 떠나 지역민들보다는 95%가 외지인들이 관광을 온다. 이중 10%가 외국인이다.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면 특정 시기나 행사를 떠나서 천혜의 자원을 가진 거문도를 개발할 수 있는 행정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박람회를 기점으로 더 많은 외국인 다이버들이 이곳을 방문할거라 생각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스포츠 다이빙의 저변확대를 위해 지금은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다이빙 동호인에게 바란다. 레저는 레저로 건전하게 즐기고, 어민들에게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 우리는 스포츠인이라고... 그래서 우리 스스로 거문도 바다를 아끼는 노력을 하여, 우리 동호인들의 권익을 스스로 지켰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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