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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나오자마자 빚부터 갚아야 하나?"

[현장] 11일째 반값등록금 실현 촛불문화제

등록|2011.06.08 21:41 수정|2011.06.08 23:26

▲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대학생들이 "이명박 정부의 반값등록금 성적표는 F학점"이라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대학생들이 폭우가 쏟아져도 자리를 뜨지 않고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대학생들이 폭우가 쏟아져도 자리를 뜨지 않고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실현하라 예~에"

500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랩 리듬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7일 오후 7시 40분 서울시 종로구 청계 광장에서 11일째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실현 국민 촛불 행동'의 집회가 열린 것.

경찰의 집회 원천봉쇄방침에도 오후 7시부터 시작된 민주노동당의 정당연설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이 자리를 촛불집회로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는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도 참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에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이 방송인 김제동씨로부터 받은 성금으로 산 햄버거를 경찰들에게 건네주고 있다. 이날 대학생들은 방송인 김제동씨로부터 받은 성금 500 만원을 가지고 반은 학생들을 위해 쓰고, 나머지 반은 햄버거를 사서 전,의경들에게 전달했다. ⓒ 유성호


▲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경찰들이 학생들로부터 건네주는 햄버거를 거절하자, 한 학생이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이틀째 청계광장 입구에서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는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정도(동국대학교 불교학부 2)씨는 "아르바이트를 할 여건이 되지않아 지난 학기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대학 4년을 마치려면 빚만 3~4천만 원에 이르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또 "사회에 나오자마자 빚부터 갚아야하니, 어느 정도는 꿈을 접어 두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와 등록금넷이 공동으로 주최했던 '등록금 분투기'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김다운(서울여대 4)씨는 "1학년 때부터 갖가지 아르바이트는 다해보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쳇바퀴 속을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었다"며 "(등록금 인하) 투쟁이 거인의 발가락 하나를 건드리는 일이 될지라도 기꺼이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8일 오전 등록금 촛불시위가 외부 정치세력의 개입으로 정략적이고 정치적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참가자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김도형(중앙대 신문방송학과 4)씨는  "당연히 우리의 의견을 반영한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정치권 없이 할 수는 없는데, 한나라당은 이것을 '레토릭(수사)'처럼 우려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도씨도 "등록금 문제는 가장 정치적인 이슈"라며 "학생들의 주장에 시민단체와 야당에서 연대하는 것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 이 의원의 발언이 오히려 더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민주노동당 정당연설회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강기갑 의원 등 참가자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오늘은 아부지가 왔다. 내일은 니가가라 광화문!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정당연설회에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 등을 촉구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 유성호


앞서 열린 민주노동당 정당연설회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추진해왔던 반값등록금 완결판으로 정부책임등록금제 실현을 위한 5개 법안의 입법발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국가가 고등교육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고 모두 시민에게 맡겨 버리는 사회는 OECD 국가 중에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는 재단 전입금도 내지 않고 등록금을 받아 고스란히 적립금으로 쌓아 놓고 있는 사학재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책임지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학재단 비리를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찬 빗속에서도 촛불을 밝히던 참가자들은 밤 9시 50분경 자진 해산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9일과 10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정당연설회를 열 예정이다.

▲ 대학생들이 음향장비와 집회물품을 광장 안으로 옮기려하자, 경찰들이 이를 저지하며 대치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인근 서울파이낸셜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북카페'에서 대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반값등록금 북카페'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보내온 책을 함께 읽고 공부하는 취지로 만들어 졌다. ⓒ 유성호


▲ 청계광장 인근 서울파이낸셜센터 앞 계단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북카페'에서 대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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