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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프레네교육 중심 '자유로운 글쓰기'

쓰는 것은 곧 생각 하는 것... 자기치유 효과 있어

등록|2011.06.09 09:09 수정|2011.06.09 09:13

▲ 국제혁신교육심포지엄 ⓒ 양주승


"맞아, 그래 맞아" 라고 외쳤다. 프랑스에서 온 니콜라스 고(Nicolas Go) 교수의 강연 때였다. 고 교수는 지난 6월 3일, 일산 킨텍스 그랜드 볼륨에서 열린 국제 혁신교육 심포지엄(경기 교육청 주최)에 연사로 참여 했다.

그 유명한 프레네 교육학에 관한 내용이었다. 고 교수는 프레네 교육 운동가이다. 프레네 교육은 공교육 틀 안에서 가능한 대안 교육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바 있다.

고 교수는 학생들의 '협력'을 기반으로 배움에 대한 창의적이고 사회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게 프레네 교육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프레네 교육에서는 강의식 수업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고 교수가 중점적으로 소개한 것은 '자유 텍스트(자유로운 글쓰기)' 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자유 텍스트를 만들고, 교사와 또래들의 도움으로 그것을 다듬으면서 자신의 지식을 확장한다고 한다.

시, 소설, 개인의 경험담 등, 학생들은 장르의 구분 없이 자유롭게 글을 쓴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 수업 분위기도 자유롭다. 학생들과 교사로 구성된 글쓰기 그룹에는 비웃음이나 경쟁, 무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창작된 글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향상되고 멀리 있는 독자에게 전해 질 수 있도록 출판 될 수 있다고 한다.

지속적인 글쓰기는 '자기 치유'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의 일상적 경험과 감정, 욕망, 기억, 관심, 희망, 분노, 승리감, 충격, 기쁨이 표출되기 때문에 내적인 성장이 이루어  진다. 또 이렇듯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스스로 돌보게 되기 때문이다. 

쓰는 것은 곧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보다 잘 쓴다는 것은 보다 잘 생각한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실존'이다. 글쓰기는 곧 삶의 문제, 삶의 과정, 삶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쓰기 교육은 오랫동안 프레네 교육의 중심이 되었다고 한다. 8세~11세 학생들은 교실에 도착 후, 약 45분간 자유롭게 글쓰기를 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혼자서 글을 쓰지만 친구나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최종 교정은 교사의 도움을 받아 두 단계 과정을 걸쳐 진행된다. 교사가 학생 글에 대해 '피드백'을 하면 학생은 자리로 돌아가 자신의 글을 고친다. 그런 다음 최종 점검을 위해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45분 글쓰기를 한 후, 준비가 된 학생들은 차례로 그것을 칠판에 옮겨 적은 후 발표한다. 발표는 그룹 토론으로 이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후 토론도 할 수 있다.

고 교수가 마지막으로 강조 한 것은 지속성이다. 이러한 글쓰기는 날마다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    

고 교수 강연 내용은 오랫동안 느껴 오던 것들이다. 글쓰기가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글을 쓰면서 그동안 느껴 왔던 바다. 복잡하고 어수선했던 생각이 글을 쓰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고 흐릿했던 기억이 점점 또렷해지는 것을 지금 이순간도 느끼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기와 대화를 나누는 행위다. 옛날이야기를 쓸 때는 현재의 나와 어린 시절의 내가 대화를 나눈다. 또 미래의 희망에 대한 글을 쓸 때는 미래의 멋진 나와 만나는 것이다.

우리 교육 문제가 많다고 한다. 입시위주 경쟁체제다 보니 아이들이 무척 불행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 문제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바로 '자살' 이다.   

이러한 교육 전반적인 문제를 오로지 글쓰기 하나로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도움은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수시로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자기 성찰을 하는 학생들이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기웃거릴 일은 없으리라고 본다. 이것이 고 교수 강연을 들으며 "맞아"라고 소리친 이유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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