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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버드 정권' 4년, 중학 절반이 '새벽별' 수업

일제고사가 뭐기에... 대전교육청 자료 '중학 54%'가 0교시

등록|2011.06.16 19:04 수정|2011.06.16 19:04

▲ 대전교육청이 작성한 문서. 빨간색 부분이 대전 중학교 상황이다. ⓒ 윤근혁


대전지역 중학교 절반 이상이 0교시를 편성해 이른바 '새벽별 보기 수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얼리버드 정권'이 70년대식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부활한 탓"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 87개 중학교 가운데 47개교가 0교시

16일 대전교육청이 만든 '2011 중학교 정규수업 전 방과후학교 운영 현황 및 대책'이란 문서를 보면, 지난 5월 현재 이 지역 87개 중학교 가운데 54%인 47개교가 정규수업 시작 시간 9시에 앞서 보충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 80% 이상이 0교시 수업에 참여하는 중학교가 36개교(76.6%)인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반강제로 보충수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문서에서 정규수업 전 방과후학교의 이유에 대해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서의 성적 향상 기대"라고 밝혀 일제고사 대비 0교시 보충수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이 교육청은 0교시 예산에 대해서도 "사교육 없는 학교 지원 예산, 교육복지투자학교 등 예산 활용"이라고 적어 교과부가 일제고사 대비 파행 수업의 돈줄이란 점을 인정했다.

대전교육청은 문서에 "2011년 7월 국가 학업성취도평가일까지 기한을 주고 향후 2학기부터는 방과후학교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도"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일제고사는 오는 7월 12일 전국 초6, 중3,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른다.

대전 전교조 "학교 황폐화", 대전교육청 "0교시 불법 아냐"

이 문서에 대해 전교조 대전지부(지부장 권성환)는 "일제고사 대비 전쟁이 학교와 학생을 황폐화시키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16일 오후 8시부터 대전교육청 앞에서 '교육정상화와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대전교육주체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김중태 대전지부 사무처장은 "초등학교도 0교시 수업을 하는 학교가 부쩍 늘어났고 학생 학습준비물 예산까지 일제고사 문제집 구입에 털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

일제고사 관련 0교시 수업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중견관리도 "대전은 초등의 경우 학업성취도에서 전국 1, 2등인데 중등은 중위권이어서 지역 민심이 어렵다보니 올해 중학교 0교시가 많아졌다"면서 "0교시 수업은 불법이 아닌데다 일제고사 결과에 따라 시도교육청 평가 등수가 달라지고 학교별 지역별 성적이 공개되기 때문에 당장 금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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