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후계자에 '자와히리'...미국 "사살할 것"
알-카에다, 외과의사 출신 전략가 새 지도자로... 미 합참의장 "빈 라덴처럼 추적해 사살"
▲ 알-카에다의 새 지도자 선출을 보도하는 영국 BBC. 사진 속 인물이 알 자와히리. ⓒ BBC
알-카에다가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로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지명했다.
1961년 이집트 카이로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자와히리는 알-카에다 최고의 전략가로서 조직의 '브레인'으로 꼽힌다.
15살 때부터 이슬람 운동 조직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한 자와히리는 의학을 전공하고 외과의사로서 수련을 받았지만 이슬람 자하드 단원으로 활동했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되면서 3년간 복역한 뒤 이집트를 떠났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떠돌며 친소련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인 자와히리는 의학 지식을 활용해 부상 전사들을 치료하던 중 중 빈 라덴을 만나 유대 관계를 맺었다.
빈 라덴과 함께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발생한 미국대사관 폭발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미국의 수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자와히리는 이듬해 이집트 정부로부터 궐석재판을 통해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알-카에다의 '2인자'로 꼽히는 자와히리는 빈 라덴이 사살된 이후 비디오 연설에 등장해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예상되었고 결국 별다른 이변 없이 지도자로 떠올랐다.
알-카에다는 홈페이지 공식 성명을 통해 "자와히리의 지도력 아래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성전(聖戰)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대변인을 통한 AP통신과의 익명 전화 인터뷰에서 "자와히리가 알-카에다의 새 지도자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탈레반은 알-카에다와 동맹을 맺었으며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알-카에다가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욱 강력한 테러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빈 라덴이 사망하고 자와히리가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될 때까지 46일이나 걸린 것을 볼 때 조직 내부에서 세력 다툼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외신들은 이어 자와히리가 전략은 뛰어나지만 빈 라덴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며 조직 장악력에 대한 의문을 나타냈다.
한편 마이크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알-카에다의 새 지도자로 지명된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이 추적해 사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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