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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해군기지 건설은 아군의 '선제 파괴'"

강정마을 해안가 방문해 해군기지 반대 뜻 밝혀... "계속 지켜볼 것"

등록|2011.06.18 11:35 수정|2011.06.18 11:35

촛불문화제17일 저녁, 강정마을 해안에서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라는 제목으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장태욱




제주도 사람들은 내륙에 사는 사람들을 '육지사람'이라고 부른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저지하기 위한 싸움에 제주 사람들은 물론이고 '육지사람들'도 발 벗고 나섰다.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시민의 규모가 점점 커져가는 분위기다.

지난 몇 해 동안 수많은 육지사람들이 강정마을에 다녀갔다. 어떤 이는 올레길을 걷기 위해 마을을 지나갔고, 어떤 이는 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 마을에 머물다 갔다. 또 어떤 이는 기지 건설이 부르는 전쟁 위협을 막아보기 위해 '평화운동'이라는 목적으로 마을을 다녀갔다.

그렇게 4년 넘는 기간 동안 마을을 다녀갔던 이들이 인터넷에서 느슨한 연대를 형성했다. 그것들이 서서히 결실을 맺어 먼 곳에서 강정마을 주민을 지원하고 있다.

1인 시위17일 오후, 대전충남평통사 최영민 회원이 충남 계룡시 계룡대 앞에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를 요구하며 1인시위를 하는 모습이다. ⓒ 장태욱




17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충남 계룡시 계룡대 제2정문에서는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를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는 대전충남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장도정 사무국장과 최영민 회원이 담당했다.

계룡대는 해군본부는 물론이고 육군본부와 공군본부가 들어선 곳이다. 장도정 사무국장은 "해군 관계자가 나와서 1인 시위를 상세히 조사"해 갔다며 "해군에서 몹시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대한문 앞 응원전이날 저녁 6시 30분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응원전’이 열렸다. 이 모임에는 시민단체 활동가, 종교인, 영화인 등을 포함해 시민 200여명이 참여했다. ⓒ 장태욱




이날 저녁 6시 30분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116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주관으로 '제주해군 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응원전'이 열렸다. 이 모임에는 시민단체 활동가, 종교인, 영화인 등을 포함해 시민 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해군기지를 저지하기 위해 투쟁하는 강정마을 주민을 지지하고 앞으로도 주민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약 한 시간 동안 해군기지 예정지에 대한 '절대보존지역 해제 무효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강정마을 찾은 임수경씨 "아름다운 세상 물려주고 싶어"

오후 7시 30분부터 강정마을 중덕바닷가에서 진행된 촛불문화제에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육지사람들이 참여했다.  

임수경씨'통일의 꽃' 임수경씨가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임씨는 아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개인적 소망을 말했다. ⓒ 장태욱




이날 문화제에는 1989년 평양을 방문해 당시 '통일의 꽃'이라 불린 임수경씨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임씨는 마이크를 잡고 "평화로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며 "더는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 전 진주에서 제주로 내려와 정착했다는 이가연씨는 강정마을 주민에게 "힘내시고 함께 강정을 지켜내자"고 말했다.

원로 영화인 최명수씨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젊었을 때 강정에서 영화를 촬영했다"며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주민에게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서울 향린교회 목회자들과 신자들도 강정마을을 방문해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

김제동씨촛불문화제가 열리기 전에 MC김제동씨가 강정마을을 찾았다. 김제동씨는 강동균 마을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며 응원의 뜻을 밝혔다. ⓒ 강정마을회 제공




또 촛불문화제 시작 약 한 시간 전에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강정마을 해안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김제동씨는 강정마을 주민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해군기지를 짓는 것은 적들이 파괴하기 전에 아군이 '선제 파괴'하는 것"이라며 해군기지 건설을 비판했다. 김씨는 강동균 마을회장에게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며 지원의 뜻을 밝혔다.

김제동 "해군기지 건설은 아군의 '선제적 파괴'"

한편, 이날 서귀포시에 위치한 '서귀포시민연대' 사무실에서는 서귀포시민연대와 서귀포여성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회원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회원들은 강정마을에 들어설 해군기지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회원들은 강정마을 주민의 투쟁이 담긴 동영상을 감상했고, 회원 가족 어린이들은 '해군기지 반대' 현수막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 강정마을 고권일 공동대책위원장을 초청해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이유를 들었다.

아이들이 만든 현수막서귀포시민연대와 서귀포여성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회원의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강정마을 붉은발말똥게를 응원하는 현수막을 만들었다. ⓒ 장태욱




강연회강정마을 해군기지 대책위 고권일 위원장이 해군기지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강연하는 모습이다. ⓒ 장태욱




고권일 위원장은 "최근에 외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강정마을 주민의 사기가 크게 높아졌다"며 "특히 오늘, 전국에서 강정마을을 후원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나서줘 참으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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