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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개비로 쌓아올린 정겨움 가득한 시골마을의 담

전남 광양 황죽리에서 다압 가는 길가의 담장

등록|2011.06.20 08:20 수정|2011.06.20 08:20

▲ 장작개비로 쌓아올린 시골 통나무담장에서 정겨움이 새록새록 묻어납니다 ⓒ 조찬현


어느 시골마을을 지나가다 만난 담입니다. 장작개비로 쌓아올려 정겨움이 한껏 묻어납니다. 길가에 왜 이리도 높이 쌓아올렸을까 내심 궁금하기도 하고요. 살면서 수많은 담장을 봐왔지만 장작개비 담은 난생처음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보면 볼수록 알 수 없는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담은 순우리말입니다. 돌이나 흙으로 쌓으면 담, 싸리나무나 대나무 등으로 엮어 안이 보이게 해놓으면 울타리가 됩니다. 쌓는 재료에 따라 토담, 돌담, 벽돌담으로 구분합니다.

▲ 장작을 패서 켜켜이 쌓아올린 담입니다. ⓒ 조찬현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담을 쌓아올립니다. 때로는 마음에 담을 쌓기도 하고, 건물이나 땅의 경계에 담장을 높이 쌓기도 하지요.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재물을 가진 자이거나 죄를 많이 지은 사람들일수록 그들의 담장은 더 높이 올라갑니다.

▲ 장작개비로 쌓아올려 볼 수록 정겨움이 한껏 묻어납니다. ⓒ 조찬현


동물들의 침입을 방지하거나 방화 방음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나무를 심거나 울을 만드는 것이 훨씬 바람직해 보입니다. 철제 울타리나 콘크리트 담장은 삭막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담은 헐어버리거나 정겨움이 묻어나는 담으로 바꿔보면 어떨까요.

정을 단절시키는 담장을 허물면 우리의 이웃이 보입니다. 싸리울이나 나무 담장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과 아름답게 피어나는 장미꽃은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어느 시골 촌부가 장작개비로 쌓아올린 시골 통나무담장에서 정겨움이 새록새록 묻어납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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