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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파수' LGU+에게로..."요금 인하 유도"

방통위, 2.1GHz 주파수 경매 SKT-KT 참여 제한하기로

등록|2011.06.22 14:12 수정|2011.06.22 14:12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해 7월 1일 비전선포식에서 'LG U+' 새 사기를 흔들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황금주파수'가 사실상 LG유플러스에 돌아갔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이미 2.1GHz 대역을 갖고 있는 SK텔레콤과 KT의 경매 참여를 제한해 1조 원대로 예상되는 주파수 할당 대가를 포기하는 대신 이통3사 경쟁을 유도하기로 한 것이다.

SKT-KT 2.1GHz 경매 참여 제한... LGU+ 단독 응찰

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계획을 확정했다. '황금주파수'로 가장 관심을 모았던 2.1GHz 대역(20MHz폭)은 사실상 LG유플러스에게 돌아갔다. 바뀐 전파법에 따라 주파수 경매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미 2.1GHz 대역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60MHz)과 KT(40MHz)에 경매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

스마트폰 도입으로 3G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이통3사는 2.1GHz 대역에 남은 20MHz폭 할당에 사활을 걸었다. 이미 2.1GHz 대역에 3G 서비스를 하고 있던 SKT와 KT는 큰 추가 비용 없이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2.1GHz 대역이 없는 LG유플러스는 그동안 3G 단말기 등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대신 KT가 2G 서비스에 쓰다 반납한 1.8GHz 대역(20MHz 폭)과 KT파워텔 등에서 회수하기로 한 800MHz 대역(10MHz폭) 가운데 하나를 놓고 SK텔레콤과 KT가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방통위는 미술품 경매와 같은 '동시 오름 방식'을 적용해 경쟁이 치열하면 낙찰 가격이 1조 원  넘게 치솟을 수도 있다. 800MHz의 최저할당대가는 2610억 원, 2.1GHz와 1.8GHz는 각각 4455억 원이다.

다만 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대역폭을 20MHz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양사가 다른 주파수 대역을 선택할 경우 모두 단독 응찰이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문석 "이통3사 경쟁시켜 요금 인하 유도해야"

이날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2.1GHz 경매와 관련 참여 제한이 없는 1안, 2.1GHz 주파수가 가장 많은 SKT만 배제하는 2안, 이미 2.1GHz 주파수를 갖고 있는 SKT와 KT 모두 배제하는 3안 등 3가지 안을 갖고 논의했으나 별다른 이견 없이 3안으로 결정했다. 

특히 양문석 상임위원은 "입 달린 사람들은 2.1GHz 대역을 LG유플러스 줘야 한다고 하더라"라면서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공정 경쟁 환경을 만들고 소비자 후생 복지를 강화시키려면 (2.1GHz 대역에서) 이통 3사를 경쟁시켜 요금 인하와 서비스 확장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양 위원은 "무제한 경매를 해 정부의 할당대가 수입이 많아질수록 이용자 부담으로 전이된다"면서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만들려면 이용대가를 최저가에 근접하게 받아내 정부가 먼저 요금 인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SK텔레콤이 먼저 기본료 1000원 인하 등 요금인하 방안을 발표한 상황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좀 더 실효성 있는 요금 인하 방안을 내놓으라는 압박으로도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이번 방통위 주파수 정책은 이동통신 시장의 공정 경쟁 환경조성과 LTE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보여준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환영하고 "2.1GHz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면 4세대 LTE에 적극 투자하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혜택을 제공해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화답했다.  

▲ 방통위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이통사 주파수 할당 계획을 확정했다. 사진은 지난 3월 28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 2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전체회의 ⓒ 김시연



SKT-KT, 1.8GHz-800MHz 대역 놓고 '저울질'

반면 SK텔레콤과 KT는 2.1GHz 대역이 사실상 LG유플러스에 돌아간 데 유감을 표하면서도 남은 1.8GHz와 800MHz 경매 참여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SK텔레콤 홍보팀 관계자는 "경쟁수요 있는 곳에선 경매제를 도입하기로 법까지 개정해놓고 2.1GHz 대역에 사업자 참여를 제한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나머지 두 주파수 참여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T 입장에선 800MHz 대역 30MHz 폭을 이미 2G 서비스에 쓰고 있어 추가 투자비가 적게 들지만 1.8GHz는 대역폭이 20MHz로 더 넒어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 홍보팀 관계자 역시 "800MHz 대역은 이미 국내 사업자들이 쓰고 있어 장비 수급에 유리하고 1.8GHz 대역은 장기적으로 LTE(롱 텀 에볼루션)에 활용하고 6월 말 중단 예정이던 2G 서비스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6월 말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낼 예정이고 8월 초 정도에 주파수 경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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