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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위, '네 탓' 공방 속 수신료 인상 논의 난항

한 "하루 만에 약속 깨는데 회의 무슨 소용"...민 "회의 보이콧 하면 정쟁으로 갈 수밖에"

등록|2011.06.24 17:59 수정|2011.06.24 18:01
[기사보강 : 24일 오후 6시 1분]

▲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재희 위원장이 한선교 한나라당 간사, 김재윤 민주당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는 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두고 또다시 여야 갈등이 촉발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늘 회의는 22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의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이지만, 이 합의 자체가 뒤집혔기에 오늘 회의는 의미가 없다"며 산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2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공청회(24일) 등을 거쳐 28일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지도부는 '방송법 개정 등의 선결 조건 마련 후 수신료 인상'으로 당의 입장을 바꾼 바 있다.

한나라당의 산회 요구에 민주당 의원들은 "공정성 확보 방안, 편성 제작 자율 보장 등 KBS가 수신료 인상을 위해 선결적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답을 듣고 KBS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개정에 대해 여야 간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오늘 회의는 반드시 열려야 한다, 여당이 회의를 보이콧하면 또 다시 정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산회 요구 의사만을 밝힌 채 회의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2시간 여를 기다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오후 12시까지 회의장에 남기로 결정했다. 김재윤 간사는 "오늘 회의는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이라며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12시까지 회의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문방위 회의를 여는 게 야당에게 선심 쓰는 일"이냐며 "KBS 수신료 인상은 한나라당이 원하고 요구하는 것인데 결국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심사는 하지 않고 날치기 하려는 거냐, 조속히 회의장으로 돌아오라"고 요구했다.

"최고위원들 약속 뒤집어, 회의 무슨 소용"..."여당 의석수 많은 게 만능의 칼이냐"

▲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인규 KBS 사장이 의사진행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이에 앞서, 오전부터 이어진 전체회의에서도 '여야 합의 파기'에 대한 여야 간의 '네 탓 공방'이 계속됐었다. 본래 김인규 KBS 사장을 출석시켜 공정성·중립성 확보를 위한 KBS의 구체적 계획을 듣는 자리였으나 김 사장은 인사말을 한 게 다였을 뿐, KBS의 입장은 듣지 못한 채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만 이어진 것이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것을 약속한 바로 다음 날 뒤집었다"며 "최고위원들이 약속을 뒤집을 거면 오늘 토론하고 결정하면 뭐하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재희 위원장은 "여야 간에 28일 오후 인상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 민주당 고위 정책회의에서 이를 파기하기로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합의대로 28일 표결 처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먼저 합의를 깬 건 법안심사소위 날치기를 한 한나라당"이라며 민주당이 요구한 선결 조건이 지켜져야 함을 강조했다.

최종원 의원은 "우리도 잘못한 게 있지만 근본적으로 법안심사소위에서 날치기 하지 않았냐"며 "전 국민에게 1000원씩 걷는 게 적은 돈이 아니므로 KBS가 이 돈을 어떻게 쓸 건지, 공영방송으로서 공정하게 할 수 있는지 따지고서 결정할 수 있지 않냐"고 설명했다. 전병헌 의원은 "한나라당의 말을 들으니 의석수가 많다는 게 만능의 칼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김부겸 의원은 "야당 지도부가 요구한 건 KBS 사장을 출석시켜서 (공정성, 중립성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확인하고, 방송법 개정을 담보하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합의를 깼다고 기정사실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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