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취해서 대운하를 잘 몰랐다"
[의원24시 트위터중계] 정두언 의원... "삼성 북한처럼 세습"
▲ 6월 29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 이주연
'의원24시 트위터중계'는 현역 수도권 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엿보기 위해 기획됐다. 더불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하루를 어떻게 사는지, 또 각종 현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자는 취지도 있다.
"현재 민심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에 열린) 7대 총선 때와 비슷하게 한나라당에 비판적이다. 나도 그렇게 느끼고, 여론조사기관에 있는 친구들도 비슷하게 말한다."
17대, 18대 총선에서 연속 당선된 그는 현재 민심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그럼에도 정 의원에겐 약간의 여유가 보였다. 그는 "17대 때에 비해 인지도가 높아졌고, 청와대와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게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 잠깐 하고 말 거 아닌데..."
이날 오후 정 의원은 연속해서 대학생들을 만났다. 우선 대학 연합 발표·토론 동아리 소속의 두 대학생을 만났다. 이들은 정치인·연예인·기업인들을 만나고 있는데, 정치인 중에서는 정 의원을 '찍어서' 먼저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이어 대학생 10여 명으로 구성한 '명예보좌관' 미팅이었다. 공모를 통해 뽑은 이 학생들은 그의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을에 사는 이들이 아니었다. 왜 이들을 모았을까.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노년층, 주부들이 주 대상인데 사실 만나기도 쉽지 않다. 우리 지역구가 아니어도 젊은 사람들 만나는 건 중요한 일이다."
▲ 정두언 의원이 대학생 '명예보좌관'들과 미팅을 갖고 있다. ⓒ 이주연
그는 17대 총선에서 2위와 1759표 차이로 당선했다. 정 의원은 "부재자투표는 젊은 층이 많은데, 나는 이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여기서 1800표를 이겼다. 당의 다른 후보들한테 이 얘기를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대학생 미팅'은 한나라당이 취약한 젊은 층을 공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의원은 "정치 잠깐 하고 말 거 아닌데, 언제까지 젊은 층을 민주당과 진보정당 텃밭으로 남겨놓을 건가"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현안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의 대기업·재벌 비판과 관련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세습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세습이 다른 게 뭐냐"며 "지금 재벌들이 후계자 소유 계열사에 그룹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편법상속을 하고 있는데, 타락한 자본주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처럼 몇 개 족벌기업이 다 '하는' 나라를 만들 거냐"고도 했다.
정 의원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연기금 주주권 행사 법제화에 나서게 될 것이며,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시장 진출에 대항해 중소기업조합 주도 'MRO 업체' 육성법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세습' 북한과 뭐가 다른가... 연기금 주주권 행사 법제화 할 예정"
▲ 6월 29일, 의정활동 보고서를 나눠주고 있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이주연
그러자 트위터로 "대운하를 강하게 주장했고, 이후 '4대강 정비'로 방향을 틀자는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인데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이에 정 의원은 "청계천 성공에 취해서 대운하를 잘 몰랐다. 집권하고 동력상실한 뒤 4대강 정비사업을로 틀었다. 이걸 단계적 순차적으로 못한 책임이 있다. 대통령 만나서 얘기했는데 잘 안 됐다"고 답했다. 부담스러운 대목이었겠지만 정두언 의원실은 이 발언을 리트윗(RT)했다.
정 의원의 답은 시원했다. 하지만 "살인하고 잘 몰랐다면 용서되더냐" "이기 무신 말이고" 등등의 비판 리트윗들이 붙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그는 "언론에 등장한 관련 인사들이 증인으로 선정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연락이 와 귀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그의 하루는 단조로웠다. 1, 2주에 한 번씩 하는 자전거 출근을 위해 오전 6시에 집에서 출발해 당 모임과 상임위 출석에 이은 지역구 주민모임, 의정보고서 배포 등 국회와 지역구 활동이 전부였다. 선거가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지역구 활동이 생활의 중심이 되기 마련이다.
물론, 하루만 살짝 엿보고 '다른 날들도 그러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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