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종합문학지 발행, 정말 힘듭니다"
<영남문학> 창간 1주년 맞아 (시) 손경찬, (수필) 김근혜, 설향 신인 추천
▲ <영남문학> 5호 표지 ⓒ 정만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딱 우리나라에 맞는 교훈이다.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는 물론 문화에 이르기까지 지나치게 고착화된 '서울' 집중 현상 탓에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국가이다. 따라서 문인협회의 기관지가 아닌 민간 발행 종합문학지를 '지방'에서 발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구에서 창간된 종합문학지 <영남문학>(발행인 장사현, 주간 박해수)이 2011년 여름호(통권 5호)를 발행함으로써 창간 1주년을 맞았다.
장사현 발행인은 <영남문학> 제5호에 쓴 '권두칼럼'을 통해 "문예지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공과를 논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짧은 1년이지만, 그러나 시간의 단위 개념으로 중요한 의미를 두고 싶다. 매년 새해 아침이면 새로운 다짐을 하듯이 지난 1년을 반추하고 진로를 탐색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 <영남문학> 신인상 수상자. 왼쪽부터 손경찬(시), 김근혜(수필), 설향(수필) 씨. ⓒ 정만진
한편 <영남문학>은 창간 1주년을 맞아 3명의 신인을 배출하였다. 시에 손경찬, 수필에 김근혜, 설향 제씨가 공모를 통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박해수 시인, 장사현 문학평론가 등 심사위원들은 손경찬 씨의 '새봄이 오면' 외 3편의 시, 김근혜 씨의 수필 '옹이'와 설향 씨의 수필 '허수아비'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새봄이 오면 - 손경찬 |
나는 지금 해묵은 얼룩의 땅에 지나온 날의 퇴비를 뿌리는 중. 아직은 뼈 시린 겨울 얼음장 밑으로 내 사랑의 봄은 밀서처럼 은밀히 전해지는 중. 눈보라 속에서도 희망은 꽃눈처럼 부풀고 다시 오는 봄에 마구 터질 꽃 향기 예매 중. 나는 지금, 봄의 암호 해독대로 토실한 뿌리 살찌우며 점프를 준비하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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