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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사랑하다가 그만 정신줄을 놨어요"

[사진] 교무실에 잘못 들어온 박새

등록|2011.07.02 12:45 수정|2011.07.02 12:46

▲ "어이구, 숨차!! 여기가 아닌 개벼~~" ⓒ 박병춘


후텁지근한 토요일 오전, 에어컨 가동 전이라서 교무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은 상태입니다. 어디서부터 사랑을 속삭였는지 박새 한 쌍이 정신줄을 놓고 교무실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화들짝 놀란 교사들이 더 놀랐을 박새를 구경합니다. 두 마리가 교무실 천정 부근에서 정신없이 날아다니더니, 들어온 곳도 못 찾고 유리창에 부딪치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이리저리 열린 창으로 안내를 해주지만 놀란 박새는 천정 쪽으로 몸을 피하기만 할 뿐 도망치지를 못합니다.

▲ "이 일을 어쩌면 좋아, 분명 보이긴 보이는데 왜 몸이 안 빠져나가는 거야!" ⓒ 박병춘


▲ 태극기 위의 박새,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박병춘


▲ "도대체 어디로 나가야 하는 거냐고요!!" ⓒ 박병춘


▲ "저 좀 구해 주세요~" ⓒ 박병춘


닫힌 문을 더 열어주자 한 마리가 속이 시원하게 교무실을 빠져 나갑니다. 문제는 남은 한 마리! 저공 비행을 하면 열린 창으로 쉽게 나갈 수 있으련만 고공 비행만 하니 쉽게 빠져 나가지를 못합니다.

박새는 숨을 헐떡이며 태극기, 서류 저장함, 출입문 상단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유리창 상단에 있는 작은 창문을 열어줘도 닫힌 창문에 머리를 박으며 안절부절못합니다.

▲ "어휴, 정말 미치겠네!" ⓒ 박병춘


▲ "나 좀 어떻게 해 봐요! 사진만 찍지 말고!" ⓒ 박병춘


우리는 무관심해지기로 했습니다. 박새는 철인 3종 경기라도 마친 사람처럼 가쁜 숨을 몰아쉬며 휴식을 취하더니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아까보다 훨씬 속 시원하게 위쪽 창문으로 날아갔습니다.

▲ "여긴 분명 아닌데...여긴 분명 아닌데..." ⓒ 박병춘


▲ "오오, 사랑하는 내 님은 어디에?" ⓒ 박병춘


▲ "아아, 내 임은 어디에 있을까?" ⓒ 박병춘


▲ "이건 아냐, 이건 아냐~" ⓒ 박병춘


▲ 박새가 빠져 나간 창문, 둘이서 다시 만나 잘 살거라! ⓒ 박병춘


지금쯤 두 마리가 다시 만나 언제 그랬냐는 듯 다 까먹고 사랑을 속삭이고 있겠지요. 박새야, 참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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