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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싶다"

장대비 속 전교조 교사 1200명 서울 보신각에서 MB교육 규탄대회

등록|2011.07.04 10:46 수정|2011.07.04 11:42

▲ 장대비 속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 1200명이 집회를 하고 있다. ⓒ 윤근혁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은 초저녁처럼 어두웠다. 천둥과 함께 장맛비가 몰아친 탓이다.

"오늘의 빗물이 눈물이 아니라 태풍으로 형성되어 이명박 정부의 일제고사(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몰아냅시다. 우리 교사들은 성적을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싶습니다."

확성기에서는 이병우 전교조 서울지부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장대비 속에서도 1200여 명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모여 구호를 외쳤다. '전교조 탄압 분쇄 · MB 경쟁교육 철폐를 위한 전국교사결의대회'가 열린 것이다.

"미친교육 몰아내고 아이들을 살려내자."

"성적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 키우고 싶어"

5일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막장 이명박 정부의 경쟁교육은 학교에 대한 국민 불만을 만들고 이는 새로운 학교를 바라는 국민 열망이 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경쟁교육에 반대하는 전교조 서명에 10만 4133명의 교사가 참여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 위원장은 "진보교육감의 당선과 학교혁신 운동으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는 조자룡 헌 칼 빼 들듯이 정당후원 교사들에 대한 공안탄압을 또 시작했다"고 최근 전교조 소속 1400여 명의 교사들에 대한 정치자금 재수사에 나선 검찰을 비판했다.

▲ 참석자들은 “교육복지 up, 경쟁교육 down…”이란 가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했다. ⓒ 윤근혁




이날 교사들은 "교육복지 올리고, 경쟁교육 내리고" 등의 글귀가 적힌 손 현수막을 일제히 들고 "교육복지 up, 경쟁교육 down…"이란 가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입만 열면 교육을 살리겠노라 하던 이명박 정부가 살린 것은 특권교육, 경쟁교육, 미친교육 뿐"이라면서 "그 대가로 이 정부는 공교육과 교육복지, 아이들의 행복과 국민들의 희망을 죽였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결의문은 또 "전교조는 치졸한 탄압에 절대로 굴하지 않고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심판에 나설 것"이라면서 다음처럼 실천 결의를 밝혔다.

"우리는 차등성과급, 2009 개정교육과정,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 이명박 정부의 경쟁만능과 차별 교육을 저지하고 교육정책을 전면 전환시키기 위해 투쟁한다. 우리는 수업을 혁신하고,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을 개선하여 교사·학생·학부모가 협력하고 소통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선다."

일제고사 반대 촛불, 검은 옷 입기 운동 결의

▲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3시 50분부터 ‘국/민/모/두/가/등/돌/린/M/B/경/쟁/교/육’이란 글귀가 적힌 몸자보를 나눠 입고 행진했다. ⓒ 윤근혁



본 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3시 50분부터 '국/민/모/두/가/등/돌/린/M/B/경/쟁/교/육'이란 글귀가 적힌 몸자보를 나눠 입고 청계광장을 거쳐 시청 앞에 있는 서울광장까지 40여 분간 행진했다.

서울광장 정리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일제고사를 반대하기 위한 촛불집회와 함께 '검은 옷 입고 출근하기 운동'을 결의했다.

일제고사 반대 촛불 집회는 오는 6일과 일제고사 하루 전인 11일 저녁 전국 16개 지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일제고사 당일인 12일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이날을 교육이 죽은 날'로 선포하고 검은 옷 입고 출근하기 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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