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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톱 만한 청개구리, 오래간만~

비 오는 날 개구리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세상

등록|2011.07.05 15:27 수정|2011.07.05 15:27

▲ 밑을 따주지 않아 포기진 상추를 골라 따다가.. ⓒ 이장연


지난 1일 하늘에 구멍이 난듯 쉼없이 퍼붓던 장맛비가 주춤한 틈을 타서 엄마랑 아랫밭에 내려가 팥 모종을 하우스 안에다 옮겨 심었다. 태풍 메아리와 집중호우 때문에 쓰러진 고추를 다잡아주는 등 윗밭에서 할일이 많아, 그간 아랫밭은 좀처럼 돌보지 못해 팥 모종이 웃자랐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 안은 바람이 통하긴 했지만 비가 그친 뒤 지독한 습도에 불쾌지수는 더욱 치솟았다. 하지만 묵묵히 엉금엉금 팍팍팍 팥 모종을 심은 뒤 저녁에 먹으려고 상추를 조금 뜯었다. 밑을 따주지 않아 포기진 상추는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는데, 농약을 치지 않아 벌레가 맛나게 먹은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 상추에서 폴짝거리던 청개구리가 엄지손가락으로 튀어올라 내려앉았다. ⓒ 이장연


▲ 바지 주머니의 카메라를 어렵게 꺼내 청개구리를 사진에 담았다. ⓒ 이장연


▲ 청개구리는 착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 이장연


그렇게 벌레가 먹고 남긴 상추를 따다가 정말 반가운 청개구리를 보았다. 상추 위를 폴짝폴짝 뛰던 청개구리는 급기야 상추를 따던 손 위로 올라와 착 달라붙어서는 떨어질 줄 몰랐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주머니에 있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어렵게 꺼내 접사 모드로 멋진 포즈를 취한 청개구리를 찍어봤다.

옛날에는 비가 오면 논둑이나 길은 물론 집안에서도 청개구리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청개구리 한 마리 보기 힘든 세상이라서 말이다. 온갖 개발에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욕심에 금개구리처럼 언제 멸종위기종이 될지 모르니 말이다.

아참 요즘 도시 아이들도 참 불쌍하다. 비 오는 날 개골개골 거리는 개구리 노래소리 조차 듣지 못하고 자라나니 말이다.

▲ 손등으로 올라온 청개구리 ⓒ 이장연


▲ 자연친화 현창체험 생태학습이란 말을 하던데, 요즘은 개구리 노래소리 조차 들을 수 없는 세상이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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