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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시민단체 '같은 편' 공무원 노조 비판

군포시공무원 시의원 평가... 시민단체 "공무원이 할 일 아니다"

등록|2011.07.05 16:17 수정|2011.07.05 16:17

▲ 성복임 사무국장 ⓒ 이민선



정서상 '같은 편'인 공무원 노조를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가 비판했다.

군포시 공무원 노조가 행정감사에 임하는 시의원들 활동을 평가, 발표 한다고 하자 '군포시 예산 지킴이 연대'와 '수리산관통착공저지범시민대책위'가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군포에서 활동하는 기자들 이메일로 지난 1일 전송했다. 

시민단체는 감사와 비판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 거꾸로 감사 주체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불순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같은 발상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한데서 왔다고밖에 볼 수 없기에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군포 예산 지킴이 성복임 사무국장에 따르면 군포시 공무원 노조는 지난 6월 29일, 군포시 내부 행정망에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본 후 우수 의원과 미흡한 의원을 선발' 하라고 직원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또 노조 관계자는 경기도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활동이 미흡한 의원은 공식적으로 발표 되지는 않지만 직원들 사이에 회자 되는 등, 톡톡히 망신을 당하게 될 것" 이라는 경고성 멘트를 했다고 한다.

성명서를 내기 전 성 사무국장은 공무원 노조에게 "적절치 않다. 시 의원들 활동이 위축될 우려 있다. 계속 시의원들 평가 한다고 하면 문제제기 할 것" 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 관계자는 "활동 위축시키려는 의가도 아니다. 인격모독이나 과도한 자료요청 같은 문제를 지적하려는 것"이라며 평가를 진행 할 뜻을 비쳤다고 한다.

3일 오후 8시께 성 사무국장을 군포시 산본에 있는 시민단체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성복임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같은 진보진영이라는 정서적 유대감이 있을 텐데 성명서 낼 때 부담스럽지 않았나?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물론 정서적으로 같은 편이라는 생각은 있다. 그래도 비판할 것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시의원들 평가하는 것은 공무원들 역할이 아니다. 그들은 감시받는 입장이다. 감시받아야 할 사람들이 감시자를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의원들은 어쨌든 시민대표다. 그들을 압박하는 것은 시민들을 압박하는 것이다. 시의원들을 감시하고 채찍질 하는 것은 시민들 몫이다."

-노조는 행정감사에서 인격모독성 발언이나 불필요하게 과도한 자료 요청을 하는 시의원들을 평가 한다는데 그런 것도 필요한 일 아닌가
"제대로 살피지도 않을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좀 과도하더라도 요구 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 인격모독성 발언도 당연히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공무원이 그들을 평가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감시하고 평가하는 것은 시민들 몫이다. 공무원들이 문제제기할 일 아니다. 공무원들은 그런 일 신경 쓸게 아니라…."

-그럼 공무원들은 어떤 일에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하나?
"사랑받는 공직자 되기 위해서 해야할 일이 많이 있다. 예산 편성, 집행 모두 공무원이 하는 일이다. 우선 그런 일을 잘해야 한다. 또 낭비성 예산, 전시성 예산이 집행되려고 할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이 바로 공무원이다. 이런 일을 잘 해야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직자가 될 것이다."

-시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이제 1년이 지났다. 초선 의원들은 지난 1년이 학습 기간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배우고 익힌 것,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일해 주었으면 한다. 자료 요청 등을 통해 제공된 자료는 사무실에 쌓아 놓지 말고 100% 활용해야 한다. 아무 예산, 아무 사업이나 다 심의하지 말고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나 예산만 심의했으면 한다."

한편, 이같은 시민단체 반발에도 공무원노조는 현재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군포시의회는 지난 1일부터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고 공무원들은 4일부터 행감에 임하는 시의원 평가를 위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5일 까지 설문을 실시(행정감사는 14일 까지 진행됨)하고, 결과를 집계해서 우수 의원에게는 감사패를 증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병기 전국공무원노조 군포시 지부장은 5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시민단체들 뜻은 이해한다. 하지만 압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아니다. 행정감사 때 공무원 무시하는 발언하고 과도하게 자료를 요청하는 일이 그동안 문제였다. 그것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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