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금강변 '수상무대', 빗물에 유실된 채 방치
23억 들인 공연장 '세계대백제전' 이후 사용 안 해... "'예산낭비' 무한 반복 될 것
▲ 충남 공주 금강 둔치에 건설된 '수상무대' 일부가 빗물에 유실된 채 방치되어 있다. ⓒ 김종술
▲ 빗물에 유실된 채 방치되고 있는 공주 고마나루 수상무대를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들이 둘러보고 있다. ⓒ 김종술
지난해 23억 원을 들여 충남 공주 금강변에 건설된 '수상무대'가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일부가 붕괴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제방은 둑이 무너져 토사가 유실되기도 했다. 이렇게 유실된 제방은 한 곳이 아니라 3곳에 이르며 넓게는 1미터 이상이 쓸려 내려가기도 했고, 패인 깊이도 1미터가 넘는 곳도 있다.
무너져 내린 토사는 다시 인공적으로 제방을 쌓아서 공연 때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는 웅덩이를 메워버려 다시금 보수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공연장의 관리주체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이러한 피해사실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를 통해 "현장에서 관리를 하는데 아직까지 피해상황에 대해 보고받지는 못했다"며 "정확한 피해상황을 점검해서 2-3일 내로 보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공주 고마나루 수상무대 바닥 곳곳에서도 빗물에 토사가 유실된 채 방치되고 있다. ⓒ 김종술
▲ 충남 공주 금강 둔치에 건설된 '수상무대' 일부가 빗물에 유실된 채 방치되고 있다. ⓒ 김종술
문제는 이 같은 보수공사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내린 호우가 비록 많은 양의 강수량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이 같은 규모의 호우는 한 해에도 수차례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수상무대는 지난해 열린 '세계대백제전' 때 '사마이야기'를 공연한 것 외에는 지금까지 단 한 번의 공연도 열리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또한 올해 열리는 '대백제전'에서도 수상공연은 계획되어 있지 않고, 막대한 제작비용 때문에 앞으로도 이 무대에서 수상공연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수상무대 건설 당시 논란이 일었던 '환경파괴' 및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둘러 본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하천 둔치는 큰 비가 오면 빗물이 불어 물이 흘러가야 하는 곳인데, 이런 곳에 공연장을 만들어 놓으니 유지관리가 잘 될 리가 만무하다"며 "더 큰 문제는 아무리 보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문제가 매년 우기 때마다 무한반복 될 것이고, 계속해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수상무대 건설도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4대강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원과 산책로, 자전거 도로, 꽃밭 등 친수공간에 설치하고 있는 다른 시설 또한 이와 유사한 양상을 띠게 될 게 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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