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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진중 '안전대책'은 한국노래 맞춰 체조하기"

[현장] 시민·사회단체, 한진중 공권력 투입 반대 긴급 기자회견

등록|2011.07.06 18:00 수정|2011.07.06 18:24

▲ 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정문앞에서 한진중공업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홍현진


오는 9일 희망버스 출발을 앞두고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주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참여연대·전국여성연대·국제민주연대·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한진중 공권력 투입을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은 '강제진압이 시작되면 크레인 위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밝히고 있어, 무리한 경찰력 투입이 참사를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사회단체는 어떤 명분으로도 경찰력을 투입해서는 안 되며, 만에 하나 강제진압 과정에서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정부와 경찰의 책임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에 한진중공업 사측이 강행하고 있는 정리해고는 부산지역 경제와 조선업의 미래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한진중은 부산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땀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제 지역경제를 버리고 필리핀 수빅으로 공장을 이전하려고 한다"며 한진중을 '먹튀자본'에 비유했다.

박 처장은 "저축은행사태에 한진중까지 겹치면서 부산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한다"면서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 텃밭에서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축은행·한진중...한나라당, 텃밭에서 처참하게 패배할 것"

▲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이 필리핀에 위치한 한진중 수빅조선소의 노동실태에 대해 말하고 있다. ⓒ 홍현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필리핀 수빅에 있는 한진중 수빅조선소의 현실도 들을 수 있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은 "한진중에서 필리핀 노동자들을 부품처럼 취급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산재로 사망했다"면서 "이 때문에 2009년에는 필리핀 상원에서 이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필리핀 한진중 노동자들은 수빅조선소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알리기 위해서 마닐라에서 수빅까지 '희망버스'를 타고 달렸다.

수빅조선소는 직원 수 2만 명이 넘는 세계 4위 규모의 조선소. 희망버스 시위에 참석한 필리핀 노동자들에 따르면, 수빅조선소에서는 가혹행위는 물론이고 산재도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한다.

나 사무처장은 "한진중은 필리핀 노동자들에게 적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을 강요하면서, 안전대책으로 매일 아침 운동장에 모여 한국노래에 맞춰 체조하는 것을 내놓았다, 군대문화를 통해서 산업안전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한진중"이라고 한 뒤 "해외에 있는 노동자들과 연대해서 한진중 문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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