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폭우를 뚫고 온 맵싸한 맛
[푸드 스토리 11] 양념오뎅, 발길 붙드는 매운 맛
새벽부터 비가 막 퍼붓기 시작하네요. 외출하기도 뭣하고 이럴 땐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라는 계시 같죠? 비와 어울리는 뜨근한 국물요리를 해먹으면서요. 더구나 그 국물이 아주 구수하고 매콤하다면 더 말해 뭣할까요? 그래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음식은 비와 어울리는 매운 양념오뎅입니다. 대구 교동시장에서 할매들이 부글부글 끓여주시는 추억의 음식이죠.
대구 교동시장은 삶은 소라, 파전이 유명한 곳입니다. 그리고 '대구 10미(味)'라는, 대구의 10가지 대표음식 중 하나인 납작만두가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납작만두는 얇고 촉촉한 만두피 안에 당면과 파가 아주 조금 들어간 음식인데요, 기름을 잔득 두른 팬에다 촉촉하게 구운 후 양파 숭숭 썬 것과 고춧가루를 섞은 간장을 끼얹어 먹는 음식이죠.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어도 아주 맛있어요. 그런 납작만두의 절친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양념오뎅입니다.
교동시장에 가면 할매들이 좌판에 앉아서 넓적한 철판에다 오뎅을 수북히 올려놓고 고춧가루며 대파, 마늘을 사정없이 뿌리는 광경을 볼 수 있어요. 높다랗게 쌓인 오뎅 위에는 콩나물도 수북히 얹어져 있는데요, 그 높은 오뎅탑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기함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손님들이 많이 먹으러 오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면 또 새로 끓일 준비를 하시더군요. 특히나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는 더 많이 팔리는 음식이죠.
매콤한 양념오뎅을 만들려면 이런 재료가 필요해요. 봉 모양 오뎅, 콩나물이나 미나리, 고춧가루, 대파, 다진 마늘, 양파,소금, 간장이요. 하하, 만드는 법이라고 따로 적기도 무안하네요. 준비한 모든 재료를 냄비에 넣고 끓여주면 되니까요. 밑국물을 따로 낼 필요도 없어요. 오뎅이 끓으면서 자연스럽게 맛있는 국물이 되니까요. 그리고 콩나물을 넣으면 좀더 고소하고 미나리를 넣으면 시원해서 매운탕 맛이 나요. 저는 시원한 맛을 더하려고 바지락조개와 사과도 넣었답니다.
어느 정도 온도가 올라갔을 때 뭉근한 불로 줄여서 끓여야 해요. 그래야 재료들이 가진 맛이 쏙쏙 배어 나오니까요. 그리고 오뎅이 푹 퍼져서 부들부들한 상태가 될 때까지 끓여야 해요. 교동시장이 아닌 다른 곳에선 고추장을 쓰기도 하는데요, 그러면 구수하고 얼큰한 맛이 안나요. 그러니 양념 오뎅은 반드시 고춧가루를 써야 해요. 그리고 기호에 따라 청량고추 등을 추가하면 더 깔끔하고 맵싸한 맛이 납니다.
교동시장 할매들은 끓이는 중에 수시로 고춧가루를 덧뿌려 가며 오뎅이 벌겋고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해요. 지금은 가게 탁자에서 먹을 수 있지만 그 전엔 가게도 없이 좌판에 쪼그리고 앉거나 죽 둘러서서 먹었어요. 그땐 할매들이 긴 꼬챙이에 꿰어주는 오뎅을 받아먹는 재미도 나름 있었죠.
그 가운데 너무 놀라운 사실은 한 손엔 음식 집게, 한 손엔 꼬챙이를 든 할매들이 단 한 번에 정확히 오뎅을 꽂아주는 그 놀라운 솜씨를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수십 명이 한 할매를 빙 둘러서서 받아먹는데도, 할매 혼자서 정확히 계산을 한단 사실입니다. 누가 몇 개를 먹었는지, 누구하고 누가 같이 온 사람인지 등등 놀라운 암기와 암산 실력이죠. 그건 단 한 번의 오차도 없었고, '교동시장 할매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자, 이제 다 끓었네요. 어디 한입 먹어볼까요? 우선 뜨끈한 오뎅 한 점 쭈욱 뜯어 먹고, 미나리 줄줄 따라오는 얼큰한 국물도 후루룩. 와! 구수한데다 매운탕 국물같이 쫙쫙 붙는 게 딱 좋네요. 오뎅에서 나온 생선 향이 입맛 돋구는데다 혀끝에는 알싸한 청량고추 맛이 확지나갑니다. 비오는 주말, 별식으로 대구 양념오뎅 어떨까요? 국물이 끝내줘요!
▲ 대구 양념오뎅. ⓒ 조을영
대구 교동시장은 삶은 소라, 파전이 유명한 곳입니다. 그리고 '대구 10미(味)'라는, 대구의 10가지 대표음식 중 하나인 납작만두가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납작만두는 얇고 촉촉한 만두피 안에 당면과 파가 아주 조금 들어간 음식인데요, 기름을 잔득 두른 팬에다 촉촉하게 구운 후 양파 숭숭 썬 것과 고춧가루를 섞은 간장을 끼얹어 먹는 음식이죠.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어도 아주 맛있어요. 그런 납작만두의 절친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양념오뎅입니다.
교동시장에 가면 할매들이 좌판에 앉아서 넓적한 철판에다 오뎅을 수북히 올려놓고 고춧가루며 대파, 마늘을 사정없이 뿌리는 광경을 볼 수 있어요. 높다랗게 쌓인 오뎅 위에는 콩나물도 수북히 얹어져 있는데요, 그 높은 오뎅탑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기함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손님들이 많이 먹으러 오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면 또 새로 끓일 준비를 하시더군요. 특히나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는 더 많이 팔리는 음식이죠.
매콤한 양념오뎅을 만들려면 이런 재료가 필요해요. 봉 모양 오뎅, 콩나물이나 미나리, 고춧가루, 대파, 다진 마늘, 양파,소금, 간장이요. 하하, 만드는 법이라고 따로 적기도 무안하네요. 준비한 모든 재료를 냄비에 넣고 끓여주면 되니까요. 밑국물을 따로 낼 필요도 없어요. 오뎅이 끓으면서 자연스럽게 맛있는 국물이 되니까요. 그리고 콩나물을 넣으면 좀더 고소하고 미나리를 넣으면 시원해서 매운탕 맛이 나요. 저는 시원한 맛을 더하려고 바지락조개와 사과도 넣었답니다.
▲ 재료. ⓒ 조을영
▲ 재료 넣고 끓이기. ⓒ 조을영
▲ 끓고 있는 양념오뎅. ⓒ 조을영
▲ 미나리 얹어 끓이기. ⓒ 조을영
어느 정도 온도가 올라갔을 때 뭉근한 불로 줄여서 끓여야 해요. 그래야 재료들이 가진 맛이 쏙쏙 배어 나오니까요. 그리고 오뎅이 푹 퍼져서 부들부들한 상태가 될 때까지 끓여야 해요. 교동시장이 아닌 다른 곳에선 고추장을 쓰기도 하는데요, 그러면 구수하고 얼큰한 맛이 안나요. 그러니 양념 오뎅은 반드시 고춧가루를 써야 해요. 그리고 기호에 따라 청량고추 등을 추가하면 더 깔끔하고 맵싸한 맛이 납니다.
교동시장 할매들은 끓이는 중에 수시로 고춧가루를 덧뿌려 가며 오뎅이 벌겋고 먹음직스러워 보이게 해요. 지금은 가게 탁자에서 먹을 수 있지만 그 전엔 가게도 없이 좌판에 쪼그리고 앉거나 죽 둘러서서 먹었어요. 그땐 할매들이 긴 꼬챙이에 꿰어주는 오뎅을 받아먹는 재미도 나름 있었죠.
그 가운데 너무 놀라운 사실은 한 손엔 음식 집게, 한 손엔 꼬챙이를 든 할매들이 단 한 번에 정확히 오뎅을 꽂아주는 그 놀라운 솜씨를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수십 명이 한 할매를 빙 둘러서서 받아먹는데도, 할매 혼자서 정확히 계산을 한단 사실입니다. 누가 몇 개를 먹었는지, 누구하고 누가 같이 온 사람인지 등등 놀라운 암기와 암산 실력이죠. 그건 단 한 번의 오차도 없었고, '교동시장 할매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 대구 양념오뎅. ⓒ 조을영
자, 이제 다 끓었네요. 어디 한입 먹어볼까요? 우선 뜨끈한 오뎅 한 점 쭈욱 뜯어 먹고, 미나리 줄줄 따라오는 얼큰한 국물도 후루룩. 와! 구수한데다 매운탕 국물같이 쫙쫙 붙는 게 딱 좋네요. 오뎅에서 나온 생선 향이 입맛 돋구는데다 혀끝에는 알싸한 청량고추 맛이 확지나갑니다. 비오는 주말, 별식으로 대구 양념오뎅 어떨까요? 국물이 끝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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