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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해안에 철조망? 정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서귀포 시민회의 결성 기자회견... 이웃 강정마을 지원할 계획 밝혀

등록|2011.07.12 10:27 수정|2011.07.12 10:27

▲ 11일 오후 7시 서귀포시 일호광장에서는 해군기지 저지, 평화실현을 위한 서귀포 시민회의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 장태욱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문제로 4년 넘게 갈등과 고통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가운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해군기지 저지, 평화실현을 위한 서귀포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가 결성되었다.

시민회의에는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 등 4개의 야당과 사회보험노조 서귀포 분회·서귀포의료원 노조·동서교통 노조·서귀포농민회·서귀포여성농민회·전교조 서귀포 초등지회·전교조 서귀포 중등지회·서귀포 시민연대·서귀포여성회·탐라자치연대·서귀포6월항쟁정신계승사업회·길을여는사람들 등 12개의 시민 사회단체가 참여했다.

11일 오후 7시에 서귀포 일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들은 미리 준비한 '시민회의 결성 기자회견문'을 통해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시민회의의 결성배경과 향후 활동계획을 밝혔다.

시민회의는 "강정마을은 4·3항쟁 이래 가장 큰 갈등을 겪고 있고" "공동체는 파괴된 지 오래"며, "해군기지 공사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될수록 갈등은 폭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군인이 민간인을 폭행하고" 주민이 "농약을 마시는 불상사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더 이상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해군기지 문제는 전면 재검토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군기지 입지 선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고, 애초 (참여정부 시절) 국방부가 기조로 삼았던 대양해군 정책도 폐기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통과된 민관복합형 관광미항으로도 건설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 진행되는 해군기지 공사에서는 안보라는 말보다는 "토목공사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의 이웃인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함께 하고자 시민희의를 구성"하였다는 설립 배경과 함께 "해군기지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저지투쟁에 함께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후 다양한 선전활동과 촛불문화제를 개최하여 강정마을 주민들을 후원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라고 했다.

이들은 특히, 중앙정부가 중덕해안 농로를 폐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최근 중앙정부가 서귀포시에 공문을 보내 중덕 해안 농로에 대해 용도변경을 요구한 걸로 알고 있다며, "중덕 해안가 농로를 울타리 칠 계획이 실제로 실행에 옮겨진다면, 시민회의는 울타리를 넘어 중덕해안 지키는 투쟁에 즉각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견문 낭독이 끝나자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최근 강정마을 해군기지 찬성측 주민들이 "외부세력 개입이 해군기지로 인한 주민갈등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들은 "평화를 지키는데 내부와 외부의 구분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강정의 평화가 제주도의 평화이고 제주도의 평화가 대한민국의 평화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주장했다.

행정당국이 강정마을 중덕 해안에 대해 농로 폐쇄 결정을 내리고 실제로 행정을 집행한다면 시민회의는 어떻게 할 건지 묻는 질문에는 "당장 강정으로 달려갈 거다. 그런데 중앙정부가 임의대로 해안에 철조망을 친다면 도민들의 큰 저항에 직면할 거다. 정부가 그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단지 배포출범 기자회견이 끝나자, 서귀포 시민회의 관계자들은 시내를 돌며 시민들에게 해군기지의 문제점을 알리는 전단지를 배포했다. ⓒ 장태욱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하여 서귀포시 시민들 중심으로 연대기구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회의에 참여한 인사들은 회견 말미에 "너무 늦어서 강정주민들에게 죄송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듯이, 이후 열심히 투쟁해서 승리를 얻어내겠다"는 말도 남겼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시민회의 관계자들은 서귀포 시내를 돌며 시민들에게 해군기지의 문제점을 알리는 전단을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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