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인 '맹꽁이'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곳이 대전에서 발견됐다. 특히, 이곳은 맹꽁이 서식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대전시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친환경 생태습지 조성'을 추진하는 대덕구 문평동 불무교 하류(갑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 맹꽁이가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대전시가 밝혔다.

이번 맹꽁이 서식지 발견은 지난달 29일 맹꽁이 울음소리가 난다는 '갑천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의 신고로 최초 발견됐다. 이에 대전시는 현장의 공사를 중지시키고 접근금지 금줄과 안내표지판을 설치한 후 지난 8-9일 이틀간 환경단체 관계자 및 전문가 등과 함께 현지 실태조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이곳에 조성하려고 했던 인공생태습지 조성계획을 변경하고, 맹꽁이가 서식하기 좋은 자연습지 그대로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고선근 호남대 교수와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그동안 국내에서 발견된 서식지 중 집단서식지로는 최대 규모(약 3만㎡)로 판단되며, 무엇보다 맹꽁이를 보호할 수 있는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용신교 주변은 개체수가 적고 주변이 축구장 및 야구장 등 토양이 마사토로 돼 있어 맹꽁이 서식에 적합하지 않아 이곳의 맹꽁이를 집단서식지로 이전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정낙영 대전시 환경녹지국장은 "당초 이곳에 인공생태습지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맹꽁이 서식지가 발견된 만큼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맹꽁이가 서식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곳을 잘 보존해 생태체험 학습장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맹꽁이는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멸종위기2급 야생동식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으며, 포획 채취 등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맹꽁이는 웅덩이나 저습지에 서식하며, 구멍을 파고 살거나 흩어진 낙엽 속에 주로 서식한다. 개미나 거미 등을 먹고 살며, 땅속에서 살다가 7-8월경 장마기에 물을 찾아 나와 늪지에서 번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