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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그걸 왜 묻나,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여성 기자에게 폭언, 저축은행국정조사 관련 질문에 '버럭'... 홍 대표 측 "이후에 사과"

등록|2011.07.14 20:02 수정|2011.07.15 21:59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민생, 노동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를 방문했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홍 대표에게 경향신문 여성기자가 민주당이 제기한 저축은행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질문하자, 홍 대표가 "맞는 수가 있다. 진짜 나한테 이러기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라고 답변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 15일 오전 9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여성 기자에게 폭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 대표는 14일 오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방문을 마치고 나오며 민주당이 저축은행국정조사특위 증인으로 자신을 포함시킨 것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홍 대표는 "그런 것이 없다. 내가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질문은 이어졌다. 한 여성 기자는 "이영수씨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홍 대표는 "그걸 왜 물어보나. 너 진짜…"라고 말하고 걸음을 옮기다가 "맞는 수가 있다. 진짜 나한테 이러기냐"고 버럭 화를 냈다.

이 여성 기자는"'야당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민주당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거듭 물었고. 홍 대표는 "내가 그런 사람인가. (민주당이) 그런 폭로를 했다면 돈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적시를 하라고 해라"고 언성을 높였다.

홍준표 대표 버럭 "진짜 나한테 이러기냐..."

홍 대표는 승용차에 오르기 전에도 "방금 여기자분이 그렇게 물어본 건 굉장히 무례한 질문이다"라며 다시 한번 화를 냈다.

이날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영수 국민성공실천연합 회장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에게 불법자금을 받아 지난해와 올해 열린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고위관계자에게 약 24억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날 결국 파행으로 끝난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홍 대표를 증인으로 선정하자고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반대했다.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민생, 노동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오후 참여연대를 방문했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홍 대표에게 취재기자들이 "이영수에게 돈 받았느냐"고 질문을 하자, 홍 대표가 "내가 그런 사람인가, 그런 폭로를 했다면 돈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적시를 하라고 해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유성호


홍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출마했고, 이영수 회장이 이끄는 국민성공실천연합이 홍 대표에 대한 지지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고위관계자'가 홍 대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위사실"이라며 "우제창 의원이 거론한 이영수씨는 당 청년위원장직을 맡은 바가 없고, 지난 2003년 당 중앙위의 분과위원장직을 역임한 것이 전부이며, 우 의원이 언급한 기간에 어떤 당직도 맡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24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은 고사하고, 단 한푼도 이와 관련해 당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우 의원의 이번 폭로는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프로젝트 관여설이 떠돌고 있는 당사자인 우 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치졸한 정략적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만일 우 의원의 폭로가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한나라당은 모든 정치적·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대표 "해당 기자에게 사과"

한편 홍준표 대표의 이범래 비서실장은 "발언 이후 홍 대표 본인이 해당 기자와 경향신문 편집국장 등 회사 간부에게 전화로 사과했다"며 "15일에 또 별도로 해당 기자와 만나서 정식으로 사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자는 이에 대해 "14일 전화가 왔는데 받지 않았다"며 "15일 오전에 보기로 했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만나보고 나서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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