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안양 서여중-신안중 통폐합 반대"

학부모·학생 반발로 안양 만안 중학군 학교 재배치 설명회 무산

등록|2011.07.15 18:56 수정|2011.07.15 18:56

▲ 단상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 학부모 ⓒ 이민선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이하 교육청)'이 개최하려던 '만안중학군학교재배치주민설명회'가 안양서여중(이하 서여중) 학부모와 학생들 반발로 무산됐다.

서여중 학생과 학부모 약 100명은 설명회 시작시간인 오후 2시경부터 설명회장(안양시청 대강당) 단상을 점거하고 호루라기를 불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플래카드에는 "서여중·신안중 통폐합 결사반대"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교육청 직원이 "안양 서여중이 통폐합 대상에 결정되지 않았다" 며 단상 점거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은 오히려 자리에 주저앉아서 교가를 부르며 시위를 벌였다.  

차정라 서여중 운영위원장은 "우리학교는 누구도 손댈 수 없습니다. 누구 맘대로 없애려 합니까, 우리 학교는 우리 학부모와 학생들이 끝까지 지켜낼 것입니다" 라고 발언하며 학생들을 독려했다.

잠시 후, 한인수 안양교육청 경영지원국장이 마이크를 잡고 설명회를 강행하려 하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우리 학생들은 분노한다. 우리는 서여중이라는 이름을 지키고 싶다" 라고 외치며 설명회를 방해했다.

하지만 한 국장은 잠시 후, 다시 마이크를 잡고 다시 설명회 강행을 시도했다. 그러자 학부모와 학생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이를 저지했고, 한 학부모는 한 국장 손에 들려 있는 마이크를 강제로 뺏어 멀리 집어 던졌다.  

마이크 쟁탈전은 이종걸 국회의원(민주당, 안양 만안)과도 벌어졌다. 이 의원이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 잡는 것을 원치 않지만 어떤 학부모가 한마디 하라고 해서 잡았다"고 말하자 이 의원 옆에 있던 학부모가 "원치 않으면 가셔도 돼요"라고 감정이 몹시 상한 투로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이 몇 마디 발언을 하려 하자 옆에 있던 학부모 몇 명이 이종걸 의원 손에 들려 있는 마이크를 뺏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졌다.

▲ 항의하는 학부모 ⓒ 이민선







사태는 3시 25분 경 일단락 됐다. 한인수 국장이 직접 설명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학부모와 학생들은 단상에서 내려와 자진 해산했다.

서여중 학부모들 주장은 서여중이 사라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차정라 위원장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서여중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통폐합이든 이전이든 찬성 할 수 없습니다. 합치든 옮기든 우리학교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으리란 보장은 희박합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민들 주장에 대해 교육청은 '통폐합'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한인수 국장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전입니다. 통폐합이 아닙니다. 학교 이름과 관련있는 역사성 전통성 문제는 재배치 추진 위원회에서 협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안양9동에 있는 안양서여자중학교와 신안중학교를 통합하고 중학교가 없는 박달동에 중학교를 신설해 이전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학교가 안양9동 지역에 밀집(3개. 안양서여중, 신안중, 안양서중)돼 있는 반면 4만여 명이 거주하는 박달동 지역에는 중학교가 한 곳도 없어, 박달동 아이들이 비교적 원거리인 안양9동까지 통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최근 정보사령부가 안양 박달동으로 이전을 추진과정에서 주민과 국방부가 정보사 인근에 학교용지를 마련하기로 합의하고 중학교 설립 청원을 내면서 학교 재배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5월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서여중 학부모들은 강하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안양서여자중학교 사수 대책위원회 학부모 50여 명은 지난 6월 15일 안양시의회와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을 찾아 "안양서여중을 신안중학교로 통폐합하고 박달동으로 이전하는 것에 절대 반대한다"며 항의 시위를 펼치고 교육장과 면담을 요구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