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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10.1은 삼성의 '애플 따라하기' 시즌2

크기-외관 아이패드2 닮아... 케이스 모방 논란 이어 보도자료도 닮은꼴

등록|2011.07.20 20:23 수정|2011.07.20 20:23

▲ 삼성전자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이 '갤럭시탭 10.1'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애플 아이패드2 닮았네.'

20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 갤럭시탭10.1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이다. 화면 크기를 7인치에서 10.1인치로 키우면서 일단 크기부터 아이패드2와 큰 차이가 없었고, 두께나 무게, 흰색과 검은색 2가지 모델 구성 등 여러가지 면에서 두 제품은 닮았다. 

삼성에서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S 역시 외관과 기능이 아이폰3Gs를 빼닮아 '애플 따라하기' 논란을 일으켰다. 애플에선 디자인을 베꼈다며 삼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번 삼성의 '애플 따라하기' 시즌2는 단지 제품 외관에 그치지 않았다.   

삼성의 '애플 따라하기 전략' 아직도 유효?

▲ 삼성전자의 '보도자료 2.0'의 '인터뷰 클립' ⓒ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삼성 서초사옥에서 갤럭시탭10.1 런칭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30분에 걸친 프리젠테이션은 매끄럽고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간단한 제품 소개에 이어 한국마케팅담당자가 제품 활용 동영상과 함께 다양한 기능들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화려한 무대 공연과 퍼포먼스를 강조했지만, 이번엔 프리젠테이션 중심의 발표 전략을 선보였다.  이런 모습 역시 경쟁사 애플 키노트를 연상시켰다. 신종균 사장이 자신있게 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또한 애플 CEO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했다.

세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애플과 그 뒤를 바짝 쫓는 삼성의 경쟁구도는 아직 일방적이다. 공공연히 알려진대로 '삼성의 애플 따라잡기' 전략은 지금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갤럭시탭 10.1'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보도자료 2.0'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보도자료를 선보였다. 이는 관례적으로 행해져 오던 텍스트, 사진 위주의 형식과 확연히 구별된다.

주요 변화로는 ▲제품 정보를 동영상으로 보여주어 직관적 이해가 가능하게끔 하는 '인포클립' ▲제품 담당 직원이 직접 특장점 등을 설명해 주는 '인터뷰 클립' ▲제품 정보를 그림으로 보여줘 시각화를 극대화시킨 '인포그래픽'이 있다. 삼성은 "주요 전략 제품에 '보도자료 2.0'을 적극 이용해 커뮤니케이션 컨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라 밝혔다.

애플 역시 신제품 소개 때마다 '보도자료 2.0'의 유사한 방식의 홍보를 해왔다. 애플사의 '키노트' 동영상을 직접 올리는 한편 아이패드2 기능과 활용도, 심지어 스마트 커버 활용 방법까지 동영상으로 올린다. 텍스트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영상을 통해 손쉽게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도는 삼성 '보도자료 2.0'도 맥을 같이한다.

이에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특정 업체와 연관지어 생각하지 말아 달라"면서 "영상과 그래픽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가는 당연한 결과"라고 답했다.

▲ 시민들이 체험관에서 '갤럭시탭 10.1'을 직접 시연해보고 있다. ⓒ 손형안


"창의적 조직 대 관료제... 애플-삼성 격차는 필연적"

갤럭시탭10.1 국내 출시를 앞두고 액세서리 제조업체인 애니모드사의 '아이패드2 스마트 케이스' 모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애니모드사가 내놓은 '갤럭시탭 10.1 케이스'가 애플의 '아이패드2 스마트 커버'와 거의 흡사해 국제적 비난을 샀다. 이에 한 누리꾼은 "이건 완전 카피 수준인데, 아이패드 케이스와 비교해 기능 업그레이드는 전혀 없고 오히려 자석 기능이 빠져 사용하기는 더 불편하다"고 비꼬았다.

삼성전자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애니모드가 만든 갤럭시탭10.1용 '스마트 케이스'는 자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삼성 파트너십 로고를 임의로 사용한 제품"이라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타사 제품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형태의 스마트 케이스 판매를 승인하지 않을 계획"이라 밝혔다.

애니모드 케이스 모방 논란은 삼성 책임 여부를 떠나 삼성이 여전히 '애플 따라하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보여준다. IT 칼럼니스트 김인성씨는 "애플이 창의성을 앞세워 소비자 위주로 제품을 개발하는 조직이라면, 삼성은 철저한 관료제적 형식으로 모든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조직"이라며 "결국 두 기업의 격차는 구조적 경직성이 빚어내는 필연적인 결과여서 삼성이 애플을 뛰어 넘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답했다.
덧붙이는 글 손형안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대학생 인턴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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