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흔드는 불순한 기도에 강력 대응하라"
경영진 노동조합 비판하면서 사원 독려... 노조 "도청의혹이나 해소하라"
▲ 최근 'KBS 수신료 인상안' 추진과 관련해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한 시민이 KBS 수신료와 관련된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KBS 경영진이 '도청 의혹'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에 대해 "악의적인 설문조사 강행하며 구성원 간의 갈등을 조장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27일 경영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청 의혹과 관련해 정치부 기자들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도청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우리 직원들의 말을 경영진이 믿지 않는다면 그게 온당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본부노조는 과연 누구를 위한 노조냐, 본부노조는 수신료 인상에 동의하지 않느냐"며 "경영진이 수신료 인상을 무리하게 추진한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경영진은 "수신료 인상에 매진하고 있지만 안팎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 모두가 하나 돼야 한다"고 사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경영진은 "다시 한 번 힘을 모으자, 경영진이 앞장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원 여러분도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우리가 몸 담고 있는 KBS를 흔들려는 불순한 기도에는 강력히 대응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KBS 새노조 "'도청 안 했다'고 왜 말 못 하나'
▲ 최근 'KBS 수신료 인상안' 추진과 관련해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로비에 '도청 의혹'관련 설문조사결과가 실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보가 놓여져 있다. ⓒ 유성호
경영진의 뭇매를 맞은 KBS 새노조도 곧장 입장을 발표했다. 결론은 "유감이다"다.
새노조는 "'도청하지 않았다, 녹취록을 한나라당에 넘기지 않았다'는 두 마디가 회사 입장문에 없다"며 "이 두 마디면 지금의 위기를 넘을 수 있는데 결국 못하고 있다, 본질은 외면하고 주변만 건드린 오늘 경영진의 입장은 그래서 결국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새노조는 "KBS 본부의 설문 조사를 악의적이라고 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라"며 "경영진이 제기한 '설문조사 공표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하면서 법원이 낸 판결문을 다시 읽어보라"고 꼬집었다.
이날 발표된 판결문에는 '(설문이) 도청 의혹과 관련하여 현재의 객관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의견을 묻는 내용으로, 특정한 답변을 유도한다고 보기 어렵다.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새노조는 "경영진은 'KBS 위기론'을 앞세워 '경영진 위기'를 넘기려는 오래된 방법까지 쓰고 있다"며 "위기를 불러온 당사자는 '도청 의혹'이 불거지고 한 달 동안 소극적이고 불투명한 대응을 한 경영진"이라며 경영진의 비판에 응수했다.
이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하는 게 경영진이 말하는 진정한 애사심이고 KBS가 살 길이다, 경영진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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