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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발언은 망언...한진중 사태 청와대 직접 나서야"

단식농성 16일차 노회찬·심상정, 한진중 사태 해결 촉구... 야4당 노동특위 구성 제안도

등록|2011.07.28 15:09 수정|2011.07.29 08:57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 상임고문이 2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진 사태 해결을 위해 청와대가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심상정 상임고문은 이 자리에서 "김진숙의 크레인은 성장제일주의와 노동배제 정치로 인해 벼랑 끝으로 내몰려 백척간두에 선 노동의 현실을 웅변한다"며 "야4당의 노동특위 구성해 한진 문제를 비롯한 노동과 민생현안을 공동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 남소연

"만약에 김진숙 지도위원을 크레인에서 강제로 끌어내리려 한다면, 희망버스를 폭력으로 제압하려 한다면, 우리 시민들의 희망버스는 청와대로 향하는 절망버스가 될 것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촉구 단식농성 중인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의 말이다. 그와 함께 단식농성 중인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도 말을 보탰다.

"한진중공업에서 단 한 명을 해고시켜야 한다면 조남호 회장이다. 단 두 명을 해고시켜야 한다면 선박수주 담당 상무인 조 회장의 아들을 조 회장과 함께 해고 시켜야 한다. 단 세 명을 해고시켜야 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악화시키고만 있는 이재용 사장을 포함시켜야 한다."

단식농성 16일차를 맞은 이들은 28일 오전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진중 사태 해결과 3차 희망버스 강제진압 시도 중지 등을 촉구했다. 두 사람의 얼굴은 눈에 띄게 수척했다. 노 고문은 7㎏, 심 고문은 4㎏ 정도 빠진 상태였다.

"한진중 사태 공권력 행사한다면 유신정권 무너뜨린 YH사태 재현될 것"

하지만 두 사람의 결기만큼은 전혀 빠지지 않았다. 노 상임고문은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3차 희망버스가 내려가기 전에 김진숙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망언을 했다"며 "경고한다, 한진중 사태에 공권력을 행사한다면 유신정권을 무너뜨린 YH사태가 재현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심 상임고문 역시 "김무성 의원의 발언은 참으로 개탄스러웠다"며 "고용이 '최고의 선(善)'인 이 시대에 재벌의 탐욕으로 비롯된 '마구잡이 해고'를 방치한다면 우리 사회는 공멸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오는 30일 출발하는 3차 희망버스와 관련해, "야당들은 희망버스를 온 몸으로 지켜내야 한다"며 "특히 부산의 일인 만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같은 분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노 상임고문은 무엇보다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한진중 사태를 평화적으로, 조속히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청와대가 직접 나선다면 만 24시간 내에 한진중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노동부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기만 해도 해결될 문제다"고 말했다.

제1야당 민주당을 향한 독려도 이어졌다. 노 상임고문은 "민주당은 이제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개별 의원들의 행동과 당이 당론을 정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론 차원의 정책을 내놓고 조직적으로 한진중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심 상임고문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단식농성 천막에 왔을 때도 말했지만 한진중 청문회는 단순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에게 맡길 일이 아니었다, 소극적이었다"며 "당 차원에서 당력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한진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의 '균형 있는 투쟁', 오해의 소지 있다"

손 대표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에서 한진중 사태와 관련, '균형 있는 투쟁'을 강조한 것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심 상임고문은 "손 대표의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어디와 어디 사이의 균형인가, 한나라당과의 진보정당 사이의 균형을 말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지금과 같은 극도의 불균형 상태에서는 벼랑 끝에 내몰린 사회적 약자 편에 확실하게 몸을 실어야 균형이 생기지 않겠나"며 "(손 대표가) 한진중 사태와 관련해 많이 애쓰고 계시지만 이 같은 문제인식으로는 당력이 집중될 수 있겠냐는 걱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 상임고문은 야4당의 노동특위 구성도 제안했다. 통합이냐, 연대냐를 두고 '말'들만 하지 말고 당면한 현안을 함께 해결하는 공조부터 해나가자는 얘기였다.

그는 "(야4당이) 야권연대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연대의 힘은 분산돼 있다"며 "야4당 노동특위를 만들어 한진중 문제를 비롯한 노동·민생현안을 공동해결하면서 신뢰기반을 만들자,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야4당 노동특위를 통해) 정리해고 요건 강화 및 비정규직관련법, 노동법원 설치, 노동위원회 개혁 등 노동의 가치 실현을 위한 개혁과제들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은 야권연대 시금석이자 정권교체의 든든한 대중적 신뢰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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