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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송철호, 대들보 돼 진두지휘 해야"

[인터뷰] 송규봉 전 청와대 사회조정행정관... 총선·대선 진보 승리 준비 영남에서 시동

등록|2011.07.29 15:02 수정|2011.08.01 10:16

▲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송규봉씨가 진보집권을 위한 영남 불씨론을 들고 현실사회로 나왔다 ⓒ 박석철

부산·대구·울산광역시와 경북·경남을 합쳐 영남이라고 부르지만 언제부터인지 '보수지역' 이라는 정치적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자유당 시대부터 정치사를 거슬러 훑어보면 부산과 울산이 재야 성향이 강했던 도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울산의 경우 동교동계의 최영근(이하 정치인 존칭 생략)이 5대, 6대에서 2선을, 상도동계의 최형우가 8대, 9대, 10대 3선을 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명맥은 1996년에 치러진 15대 총선까지 이어져 민주당의 이규정과 권기술이 당선되는 결과로 나왔다.

울산이 노동자의 도시라는 점과 민주노총이 1995년 창립되고 이를 토대로 민주노동당이 2000년 창당된 점을 감안하면, 그 이전 민주당 인사들이 울산 정치의 주류를 이룬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울산은 급격한 보수성향, 즉 한나라당 득세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민주노동당이 2004년 17대 총선에서 조승수를, 진보신당이 2009년 18대 재선거에서  역시 조승수를 당선시켰지만 이는 울산 북구가 노동자 밀집지역이라는 특수성을 내포한 것으로, 사실상 2000년 이후 재야 세력은 거의 자취를 감쳐버렸다.

'보수지역' 영남에서 재야의 기운 회복하자는 움직임 일어

이런 와중에 2012년 19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과거 재야의 기운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분당의 갈등을 씻고 그 진원지인 울산에서 통합의 첫 단추를 꿰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 그 하나고, 또 하나는 범 민주계 인사들이 연대를 기치로 진보·민주세력은 물론 개혁 성향을 지닌 보수 성향 인사까지 규합하고 나선 것이다. 그 목표는 하나, 진보 민주의 집권이다.

최근 범 민주계 인사들을 주축으로 발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통합연대의 울산대표를 맡은 송규봉씨. 그는 참여정부 때 사회조정선임행정관(3급)을 지낸터라 친노 인사로 분류되지만 그는 범 재야계임을 자처했다.

참여정부가 끝난 후 3년이 넘도록 "왜 보수세력에게 정권이 넘었갔고, 지금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나"만을 고민해 왔다는 그는 "3년만에 내린 결론은 진보 민주 진영이 연대하는 길 뿐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영남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문재인·송철호 대들보론'을 들고 나왔다. 이들이 총선에서 지역구를 초월한 넓은 범위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통합연대는 현재 김부겸 의원이 끌고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밀어주는 형태다. 여기서 송규봉씨는 영남권의 통합연대 불을 지피는 울산대표를 맡았다.

인터뷰는 울산 울주군 범서에 있는 그의 임시사무실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 송규봉씨는 문재인 송철호씨가 진보집권을 위해 대들보로 나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박석철


-통합연대는 손학규 대표의 지지세력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연 진보 민주 인사들이 규합하려 하겠나?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울산에서 만큼은 이런 규정을 벗어나고 싶다. 과거 재야의 도시인 울산에서 야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통해 소위 보수지역으로 불리우는 영남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이 목표다."

-통합연대가 무엇을 한다는 것인가
"과제는 하나다. 참여 정부 이후 지난 3년 반 동안 나락으로 떨어진 서민들의 삶을 극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반성과 관찰을 해왔다. 우리는 왜 보수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줬고, 왜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가 하는 것이다. 답은 하나다. 뭉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로의 잘못은 관용하고 장점은 높여주면서 연대를 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 그 때문에 통합연대는 우선 민주당의 호남 기득권 포기라는 큰 화두를 들고 나왔다. 이런 고통 감내 없이는 연대는 불가능하다."

-최근 지역언론에 송철호씨의 울산 중구 출마설이 보도되던데.
"오늘 말하고자 하는 핵심 중 하나다. 우선 이 보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을 가정한 것으로, 진보 개혁 세력의 내년 총선, 더 나아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더 넓은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더 큰 일을 해야 한다. 진보 개혁세력의 대들보가 되어 총선을 진두지휘 해야 한다. 일종의 멘토 역할이다. 영남에서 지역구 한 석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전체 틀을 이끌고 가야 한다."

-문재인, 송철호 본인들과는 이야기가 됐나
"현재 이강철 선배(그는 경북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386으로, 이강철 전 수석이 그의 대학 선배다), 김부겸 의원 등과 수시로 만나 이 문제를 논의 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송철호 두 분의 주변인들과 이런 틀을 논의 하고 있다. 아직 두 분과는 직접 이런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면 인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과연 두 사람이 대들보로 나올 수 있을까
"정권 교체는 전체 서민과 국가를 위해서도 절체절명의 일이다. 의식 있는 두 분이 정권 창출을 위한 영역을 확보하고 역량을 펼쳐주셔야 한다. 두 분께 비례대표 의원직을 제안하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 두 분은 큰 일을 위해 영남은 물론 전국을 뛰어 다니셔야 하고,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확신한다. 움직이실 시간이 크게 많이 남지 않았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이 울산에서는 왜 힘을 쓰지 못하는가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울산에서 민주당의 국회의원 진출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진보진영인 민주노동당이 그동안 울산에서 큰 역할을 해왔기에 상대적으로 민주당의 의미가 축소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도 반성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통합연대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한다."

-무엇을 반성하고 또 어떻게 영남에서 진보집권 불씨를 지핀다는 것인가
"지방자치제가 왜 생겨났나. 시대가 변하면서 주민들의 요구가 많아지자 국가가 이를 다 못하고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 아닌가. 이에 동반해 토호세력이 보수층과 결합했는데, 이들은 정보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이를 다소나마 주민들에게 풀어주는 식으로 정권을 창출해왔다. 하지만 진보 민주 세력은 이념과 구호는 거창하지만 실제로 주민들이 바라는 민생고 해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은 것이 없다. 그러니 주민들이 욕을 하면서도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것이 아닌가. 주민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과감하게 풀어나갈 것이다."

-진보 민주 세력의 연대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있나
"우선 진보 민주 세력끼리 서로의 허물보다 장점을 칭찬하고 서로 다독이고 뭉칠 것을 제안하고 세부적인 안을 내놓을 것이다. 이는 우선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만나고 또 만나 머리를 맞댈 것이다."

-진보 집권을 위해 영남에서 불을 지핀다고 했는데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 정치를 이념적 잣대로 보는 시대는 지났다. 국민들의 삶은 고달프다. 특히 심화된 양국화와 계층화는 진보 민주세력이 해결해야 할 의무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최저 삶이 보장되는 복지제도 확보가 과제다. 토호 세력의 그것을 넘어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낼 것이다. 먹을거리, 주택, 교육, 복지에서 이제 진보 민주 세력이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는 안을 내놓고 사활을 걸고 추진할 것이다."

그는 진보 민주 세력이 그동안 보수세력에 비해 인기가 없었던 것을 사기에 나오는 사마천의 이야기로 대신했다.

사마천이 재상에 있을 때 3000명이나 되던 식객들이 그가 재상직에서 쫓겨나자 한 명만 빼고 모두 떠나버렸다.

다시 재상에 오른 사마천이 "의리 없는 식객들을 다 쳐버리겠다"고 하자 남아 있던 식객이 한 마디 했다. "사람들이 왜 새벽에 장에 가겠나, 그곳에는 물건이 있고 살 것이 있어서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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